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

한이경 지음|혜화 1117|348쪽|1만8500원

어떤 독자들은 ‘또 호텔 얘기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국내외 호텔리어 출신들의 눈물 섞인 감정 노동서가 인기를 끌기도 했고, ‘한 달 살기’가 유행어로 자리 잡는 동안 소비자가 콕 짚은 숙소를 담은 여행서 역시 쏟아졌다. 유리 이글루나, 바다를 떠다니는 호텔 등 이색 호텔 디자인 서적은 ‘랜선 여행’을 위한 상상의 지도가 됐다.

하지만 미국 미시간 대학과 하버드 대학원에서 건축 등을 전공한 저자는 시작부터 다르다. 호텔은 다양한 공간과 라이프 스타일의 실험장이라고 선언하고 나선다. ‘새 호텔의 문을 여는 사람’이란 애칭처럼 ‘짓는 이’의 관점에서 호텔 백과사전을 풀어낸다. 저자는 스타우드·매리엇 등 세계적 호텔 체인을 거쳐 중국 ‘옥타브’ 부동산 그룹 대표 등으로 일한 말 그대로 핵심 ‘내부자’. 호텔 역사부터 로비에 의자를 몇 개 둬야 동선에 최적일지 같은 ‘보이지 않는’ 고민을 세세하게 짚어낸다. 침구의 발전은 거의 발명 수준. 가장 인상적인 것은 공사장 작업복 차림인 저자의 프로필 사진이다. 그는 직원들의 복지가 결국 손님들을 향한 환대로 이어진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