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 출신 소설가 예니 에르펜베크가 제5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본상을 수상했다.
예니 에르펜베크는 25일 서울 은평구 진관사한문화체험관에서 진행된 시상식에 참석, "힘들고 다사다난한 한국의 역사에 대해 깊고 감동적인 인상을 받았다"며 "분명한 점은 분단된 국가에서 산다는 경험이 저와 마찬가지로 이호철 작가의 작품에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동독의 현실사회주의 문제와 서구 자본주의의 한계를 비판하는 내용을 소설 등 본인 저서에 담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분단선과 함께 사는 것, 그 분단 너머에 조부모님 심지어 부모님, 형제 자매들 혹은 고모, 이모, 삼촌, 사촌들이 있는 것, 그들의 일상이 뜻하지 않게 분리된 것, 이것은 어떤 사람에게는 분단의 의미를 완전히 다르게 생각하도록 해 준다"고 전했다.
아울러 "제게는 증조부님, 조부모님, 부모님이 겪었던 전쟁이 뼛속까지 남아있다. 권력과 돈을 추구하는 것이 진정으로 인간에게 심어진 유일한 원동력인지 알고 싶다"며 "또 멸시가 없는 평화 협정이 있을 수 있는지도 알고 싶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죽음의 대가로 한 사람의 삶이 존재할 수 있는지도"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제4회 본상 수상작가로 선정된 인도 출신 아룬다티 로이는 "작년 4월 수상 사실을 알게 됐는데 그때는 코로나 팬데믹이 이미 도래한 상태라 이 상의 시상식이 연기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우리가 오늘 이렇게 같은 공간에 모일 수 있다는 건 기적"이라고 말했다.
주로 종교, 악습, 카스트제도 등 계급에 의한 차별과 갈등을 주제를 다뤄왔고 분쟁과 차별 문제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온 작가다. 주요 저서 '작은 것들의 신', '지복의 성자' 등에 이러한 주제의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아룬다티 로이는 "지난 2년 동안 수백만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수백만이 넘는 사람들이 사랑하던 이들을, 직업을, 생계유지의 가능성을 잃었다"며 "이 팬데믹은 단순한 질병이 아니라 사회적 질병, 그리고 인간 사회의 심각한 불의의 단층을, 지구를 위협하는 우리가 속한 인간이라는 종의 근원적 문제를 드러내는 엑스레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같이 전쟁 또는 식민주의, 민족적 또는 종교적 증오로 분단된 나라에서 살고, 글을 쓰고, 일하고 있다는 것은 우연히 아니다"며 "제가 받는 이 상의 상금은 이호철 선생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이들과 신중히, 성실히, 그리고 정치적으로 나누어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는 김혜진 작가가 제4회 특별상, 심윤경 작가가 제5회 특별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은 서울 은평구에서 50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해온 통일문학의 대표 문인 고(故) 이호철 작가의 문학 활동과 통일 염원의 정신을 기리고자 2017년 은평구에서 제정한 국제 문학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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