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 익숙한 사람도 목양의 신 판(Pan)의 이름에서 공황장애(panic disorder)가 나왔다는 이야기는 생소할 것이다. 유수연(40)이 쓴 ‘의사가 읽어주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이도스)는 신체·질병·약물 등 의학 용어에 남은 신화의 흔적을 파헤치고 풀어내는 책이다. 그리스 신화에 익숙할수록 더 흥미롭다.
그리스 신화가 현대인의 삶 곳곳에 스며 들어와 있듯, 의사 역시 대중문화 곳곳에서 주역으로 등장한다. 신경과 전문의이자 ‘신화 덕후’인 저자가 추천하는, 등장인물이 ‘의사’라는 데 포인트를 맞추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 5권.
| 제목 | 저자 | 분야 |
|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의 기이한 사례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 소설 |
| 주홍색 연구 | 아서 코넌 도일 | 추리소설 |
| 코마 | 로빈 쿡 | 의학 스릴러 |
| 몬스터 | 우라사와 나오키 | 만화 |
| 페스트 | 알베르 뮈 |
전문의가 되려면 최소 10년 교육과정을 거친다. 그러다 보면 의사의 특성이 개인의 정체성과 하나가 되어 구별할 수 없는 경우도 생긴다. 그래서 그런지 의사들은 온갖 이야기에 등장해도 의사 특유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마치 히어로 영화 주인공이 코스튬으로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처럼 말이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의 기이한 사례’(창비)는 뮤지컬로 더 잘 알려져 있고, 이중인격을 지닌 사람이 등장하는 이야기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러나 지킬이 의학 박사이며, 제목에 나와 있는 사례(case)라는 단어 역시 의사들이 자주 쓴다는 사실에 주목하면, 지킬 박사가 자신의 욕망도 의학적으로 접근하는 모습이 보인다. 하이드씨의 존재를 의사가 마주하게 되는 아주 특이한 질병이란 관점으로 읽어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