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스트레가상’을 받은 작가 도메니코 스타르노네의 장편소설 ‘끈’(한길사)이 출간됐다.

이탈리아어 교사로 재직하다 소설가로 문단에 이름을 알린 작가는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30년간 영화와 드라마 15편을 각색했고 소설집 7권, 서평집과 수필집 15권을 낸 중견작가다. 해외 평단에서는 그를 언어의 마술사라고 평하며 그의 유려한 문체와 영화적 문법을 활용한 소설 구조에 찬사를 보낸다.

소설 '끈'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유쾌하고 잔혹한 가족 소설이다. 70대 노부부 알도와 반다가 주인공으로 남편 알도가 어린 제자와 사랑에 빠져 가족을 버리지만 다시 가정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를 담았다. 이 작품은 2014년 이탈리아에서 영화로도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에 있다. 바람난 남편이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서사는 어느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소재다. 작가는 이 통속적인 이야기를 자신만의 특별한 용기(容器)에 담아 예술의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용기는 비어 있거나 귀중하고 비밀스러운 것이 담겨 있기 마련인데 작가는 이 틀을 오가며 예측할 수 없는 소설의 구조를 완성했다. 인물들은 이 용기 안에서 배신과 기만의 테마를 전제로 끊임없이 서로를 속인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감춰진 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다르게 기억하고 애써 부정했던 사실이 밝혀진다. 소설에서 폭로되는 크고 작은 비밀들은 평범한 중산층 가정처럼 보이는 이들의 속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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