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밀 자키의 '공감은 지능이다'./심심

어린 시절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둘 사이를 연결하던 공간은 불모지가 되어 버렸다고 저자는 책 서문을 시작한다. 부모님은 제각각 자신을 아군으로 끌어들이려고 전쟁을 벌였고, 끝내는 다시 만날 수 없는 평행 우주로 갈라서고 말았지만, 그는 두 분 모두와 연결을 유지하는 법을 찾았다고 기억한다.

“두 개인의 경험이 서로 극단적으로 다를 때에도 양쪽의 경험이 모두 진실하고 심오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말하는 저자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사회신경과학 연구소 소장이며 공감 연구 대가인 심리학자 자밀 자키 교수다.

그가 책에서 언급하는 연구와 사례는 다양하다. 유색인종에게 폭력을 일삼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백인 우월주의자, 범죄자들에게 조금도 공감 없이 무관용 원칙으로 대하는 것을 학습하는 경찰관, 안타까운 상황이 속출하는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일하면서 공감하는 것 자체가 아픔이 되어버린 의료진….

공감은 타고난 기질도, 반사작용도,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능력도 아니라고 자키 교수는 말한다. 공감 능력은 우리 모두의 뇌 안에 존재하고, 연습하면 더 잘 사용할 수 있는 마음 근육의 일종이라고 강조한다. 사람과 사람을 나누는 경계가 증오가 되고, 그 증오 속에서 편견이 생기면 공감 능력이 마비되지만, 반대로 사람 간 접촉을 늘리고, 스스로의 감정을 온전히 읽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되면 자연스레 다시 솟아나기도 한다. 문학과 예술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하는 것조차도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공감 능력을 다시 살아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공감하는 사람들은 공감을 적게 하는 동료에 비해 친구를 더 쉽게 사귀고, 더 큰 행복을 느끼고, 우울증에도 덜 시달린다. 자신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나눠줄 자원이나 에너지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혜택을 자신에게서 박탈하는 일이다.”

공감 능력이 살아있는 사회에선 서로가 서로에게 더 친절하다. 이러한 친절이 보상받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사회가 우리를 좀 더 행복하게 한다. 우리 서로에게 조금만 더 친절해지면 안 될까.

장동선 뇌과학자·궁금한뇌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