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데버라 펠드먼의 회고록 '언오소독스'.

부르카를 입지 않아 살해당하고, 교육받은 사실을 감추려 대학 졸업장을 숨기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 대한 뉴스를 접하면서 최근 읽은 데버라 펠드먼(35)의 회고록 ‘언오소독스: 밖으로 나온 아이’(사계절)를 떠올렸습니다.

펠드먼은 뉴욕의 유대교 초정통파 공동체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율법이 최우선인 이 사회에서 여성에겐 ‘탈무드’를 읽는 것이 허락되지 않습니다. 결혼을 하면 머리를 박박 깎아야 합니다. 남편 외의 남자에게 머리카락을 보여 음심(淫心)을 자극하면 안 되기 때문이죠. 열일곱 살에 중매 결혼을 해 열아홉에 아들을 낳은 펠드먼은 스물셋이던 2009년 아이를 데리고 공동체에서 탈출합니다. ‘이런 세상에서 키우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서요. 율법을 어기고 자위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아들을 죽인 아버지를 공동체가 감싸고 도는 걸 목격한 일이 큰 계기가 됩니다.

곽아람 Books 팀장

유대교든 이슬람이든, 극단으로 치달은 모든 종교는 광기를 띠게 되죠. 슬픈 것은 신(神)의 뜻으로 포장된 폭력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대개 희생양이 되는 건 신체적으로 약한 여성과 아이라는 사실입니다.

넷플릭스 리얼리티 프로그램 ‘벗어던지고 자유롭게’는 마흔두 살에 초정통파 유대인 공동체를 탈출해 맨해튼의 성공한 사업가로 살고 있는 줄리아 하트(50)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초정통파 교리를 무비판적으로 따르려는 열네 살 막내아들에게, 하트가 울면서 하는 말이 유독 기억에 남는 주말입니다.

“넌 지금 독실한 유대인이 아닌 근본주의자인 거야. 엄마도 그 세상에 살았어. 작고 슬픈 세상이지. 거기서 여자는 인생의 목적이 하나뿐이야. 결혼해서 애 낳는 거. 엄마가 정말 걱정하는 게 그거란다. 내 아들이 아는 유일한 세상이 그런 세상인 건 싫거든.” 곽아람 Books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