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제가 하루키보다 낫습니다

천변부터 도심까지, 어디든 달리는 16년 차 러너 직장인의 수기. “글쓰기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뛰어넘기 힘들지 모르지만, 러너로서는 하루키보다 낫다”고 자부한다. 저자는 회사를 다니면서 15년째 육아일기를 쓰고, 매일 아침 자녀들에게 편지를 쓴다. 평일에는 집 근처를 달리고 주말에는 여행하며 달린다. 달리기는 건강 관리를 넘어 나를 바꾸는 실천이라고 강조한다. 조깅부터 마라톤 풀코스까지, 달리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지침서. 박태외 지음, 더블:엔, 1만6000원.

강인선 지음, 아웃사이트

여기가 달이 아니라면

‘이라크 전쟁을 지나온 종군기자의 기록’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총탄 난무하고 피비린내 진동하는 자극적인 현장은 없다. 대신 전쟁의 한가운데 내던져진 인간의 공포, 전쟁터를 벗어날 기회가 주어졌는데도 두려움에 지지 않고 남아 임무를 완수하기로 결심하는 성실한 영혼이 있다. 2003년 신문 연재 당시 “선택할 수 있어서 너무 괴롭다”는 문장으로 독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개정판. 강인선 지음, 아웃사이트, 1만6000원.

왕후이 지음, 송인재 옮김, 글항아리

단기 20세기

중국의 비판적 지식인인 저자가 2000년부터 2018년까지 ‘20세기 중국’을 주제로 집필한 논문과 강연, 발표 원고로 구성한 책. 단기로 규정한 중국의 20세기는 1911년 무렵부터 1976년까지로, 신해혁명이 발발하고 문화대혁명이 끝나는 시기다. 저자는 문화라는 키워드를 통해 이 시대를 탐구한다. 문화대혁명에서 파벌 투쟁으로 변질된 대중운동, 개인 숭배, 이후 중국의 개혁 개방과 현대화의 물줄기를 두루 살핀다. 왕후이 지음, 송인재 옮김, 글항아리, 4만8000원.

레이몽 아롱 등 지음, 박정자 옮김, 기파랑

자유주의자 레이몽 아롱

20세기를 대표하는 자유주의 우파인 프랑스 학자 레이몽 아롱이 노년기에 젊은 ‘68 세대’ 학자들과 나눈 대담을 다듬어 내놓은 책. ‘참여하는 방관자’를 자처하는 그는 현실에 눈감지 않되, 참여 방식이 깃발을 들고 광장에 나가는 것과 달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담 당시 레이몽 아롱은 75세, 두 학자는 30대였다. 민주주의와 전체주의, 자유와 이성에 관한 젊은 학자들의 질문과 노학자의 대답에 불꽃이 튄다. 레이몽 아롱 등 지음, 박정자 옮김, 기파랑, 2만5000원.

데버라 펠드먼 지음, 홍지영 옮김, 사계절

언오소독스: 밖으로 나온 아이

뉴욕에서 광기에 어린 유대인 공동체를 탈출한 여성의 회고록. 뉴욕엔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로 위기에 처했던 유대인의 인구 회복을 목표로 삼는 유대인 초정통파 공동체가 있다. 여성은 배움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조혼과 출산을 강요당한다. 미국 보통교육을 거부하는 공동체에서 저자는 책을 침대 밑에 숨겨놓고 몰래 읽으며 신앙이 아닌 이성을 추구했다. 열아홉 살에 아이를 낳았지만, 2009년 탈출한다. 데버라 펠드먼 지음, 홍지영 옮김, 사계절, 1만6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