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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화살

니컬러스 A. 크리스타키스 지음|홍한결 옮김|윌북|548쪽|1만9800원

“매매가 그치고, 상점들과 사채업자들의 거대한 업소들이 문을 닫았다. 그렇게 모든 것이 그치고 멈춰버렸다.”(페스트에 대한 6세기 시리아 정교회의 기록) 코로나 유행은 ‘전대미문’이라지만 감염병 유행은 인류가 처음 겪는 일이 아니다. 기원전 8세기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에도 감염병이 등장한다. 태양신 아폴론이 인간을 벌하는 ‘신의 화살’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의사이자 사회학 박사이자 예일대 교수로, 책에서 의학·사회학·역학·유전학·사학 등 여러 학제적 지식을 동원해 코로나 유행을 정리한다. 적재적소에 투키디데스, 레닌, 교황 클레멘스 6세, 흑사병 유행 당시 장삼이사의 기록 등을 인용하며 딱딱할 수 있을 분석에 재미를 더한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죽어나가니, 신을 섬기건 섬기지 않건 똑같다는 생각이었다”(투키디데스) 같은 인용이 위트 있다.

그는 “1918년 스페인독감 유행 이후 향락에 빠진 ‘광란의 1920년대’(Roaring 20s)가 왔다”고 집어 말한다. 그가 전망하는 코로나 유행 종말은 2024년. ‘위대한 개츠비’의 시대가 100년 만에 다시 도래할 것인가 궁금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