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제이 굽타가 추천하는 뇌 건강법 /니들북

‘늙지 않는 몸’을 넘어 ‘늙지 않는 뇌’를 갖는 것은 모든 이의 염원이겠지만, 늙는다는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일이 어디 쉽겠습니까? CNN 의학전문기자로 에미상 수상자이기도 한 미국 신경외과 산제이 굽타가 쓴 ‘킵 샤프’(니들북)는 이러한 인간의 욕망을 겨냥한 책입니다. 우리는 “늙으면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명제를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저자는 단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보통 기억력과 암기를 동일시하는데 기억력이란 단순히 단어를 외우거나 하는 단편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뇌의 기능이라는 건 복합적이라, 일정 나이때에 최고조에 이르는 기능이 따로 있다고도 이야기하네요. 예를 들면 어휘력은 나이가 들수록 좋아진다는 것이죠.

산제이 굽타가 쓴 '킵 샤프' /니들북

이론적인 이야기는 비전문가들이 이해하기에는 살짝 버겁고, 대중에게 필요한 건 역시 건강을 위한 실천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는 조언합니다. “이 닦듯 꾸준히 운동하라”, “외국어, 요리, 악기 등 새로운 걸 배워라”, “하루 7~8시간 이상 충분히 자라”… 참 쉬워보이지만 말만 쉬울 뿐, 실천하기는 힘든 일들. 하긴 세상 모든 일이 대부분 그런 거겠지요.

[늙어서도 예리한 뇌? 산제이 굽타는 외국어 공부를 제안한다]

함흥과 장진을 연결하는 황초령 고갯길을 넘고 있는 미국 해병대원들. 미 해병 1사단은 8배나 많은 중공군과 혹한을 뚫고‘역방향 진격’이라 불렀던‘퇴각’에 성공했다. /플래닛미디어·미국 해병대

지난 금요일이 6.25전쟁 71주년이었지만 딱히 추모의 분위기 없이 조용하게 지나갔습니다. 이 전쟁에 복무한 이들의 희생을 기리는 일은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미국에서 더 열심인 것 같습니다. 미국 논픽션 작가 햄프턴 사이즈의 책 ‘데스퍼레이트 그라운드’(플래닛 미디어)는 장진호 전투에 참가한 미해병대 1사단의 생환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12만 중공군에 둘러싸인 미군들이 벌인 혈투와 퇴각 작전중에도 절대 ‘후퇴’라는 말을 하지 않고 부하들을 격려한 스미스 장군의 리더십까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 뺨치는 에피소드가 뭉클하게 펼쳐집니다.

[12만 중공군이 에워싼 장진호, 그날의 후퇴는 ‘진격’이었다]

박종만 까치글방 대표

출판사 이름을 왜 ‘까치’라 지었냐고, 고(故) 박종만(1945~2020) 까치 글방 창립자 생전에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답게 그의 답은 간결했습니다 “영국에 ‘펭귄’이라는 출판사가 있잖아요. 그러면 우리는 ‘까치’ 하지 뭐, 했지. 길조(吉鳥) 이기도 하고.” 지난해 6월 그가 지병으로 타계했을 때, 독자들은 추모의 마음과 함께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 했습니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것처럼, 좋은 책을 만들어 많은 이에게 새로운 지식을 전달하는 까치였다.”

그의 1주기를 기리는 추모집 ‘출판인 박종만’이 비매품으로 발간됐습니다. 고인이 생전에 쓴 글과 가족·지인들의 추모글을 엮었습니다. 딸 박후영 까치글방 대표가 서문에 썼습니다. “아버지는 시원한 베스트셀러를 만들지 못하였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지만 꿋꿋하게 본인이 가고자 하는 길에서 벗어나지 않으셨습니다. 주변에서 이런저런 주제의 책들이 돈이 된다더라며 조언을 하면 ‘나까지 낼 필요 있나’ 하시며 흔들림 없으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까치가 펴낸 책의 디자인은 투박하지만 콘텐츠는 눈부시게 아름다웠죠. 스티븐 호킹의 ‘그림으로 보는 시간의 역사’, 토머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더글러스 호프스태터의 ‘괴델, 에셔, 바흐’, 사마천의 ‘사기’,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 같은 명저들이 박종만 창립자의 손을 거쳐 한국에 소개되었습니다. 공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지적 발전에 크게 공헌하신 분, 사적으로는 처음 뵈었던 10여년 전부터 한결같이 딸 뻘 어린 기자를 정중하고 깍듯하게 대해 주신 분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암투병 중에도 원고 최종 교열은 직접 보시던 분. ‘팔리는 책’만 주목받는 요즘 출판계 현실이 답답할 때면 그의 장인 정신이 그립습니다. 곽아람·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