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페니스, 그 진화와 신화', 에밀리 윌링엄 지음, 이한음 옮김, 뿌리와이파리

페니스, 그 진화와 신화

에밀리 윌링엄 지음|이한음 옮김|뿌리와이파리|328쪽|2만2000원

대왕고래 음경은 평균 243㎝지만, 비율로 따지면 따개비의 적수가 못 된다. 몸통보다 8배 길기 때문이다. 따개비가 고래만 했다면 음경은 195m에 달할 것이다. 찰스 다윈이 따개비 연구에 몰두한 이유이기도 하다. 크기에 대한 집착은 그러나 고대 그리스에서 ‘작은 고추’가 고상함의 상징이었다는 점에서 숙연해진다. 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가 묘사한 그리스 남성의 고전적 풍모는 다음과 같다. “굴곡 있는 가슴, 빛나는 피부… 작은 음경을 지닐 것.”

‘도입체’로써 각종 음경을 해부하는 책이다. 암컷 몸속에 남아있는 다른 수컷 정자 제거용 갈고리를 보유한 실잠자리 등 음경의 천태만상을 살피며 번성이 발정의 역사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역사는 음경 하나로 이룩될 수 없음을 설파한다. 생물학자이자 페미니스트인 저자는 “음경만큼 질(膣)도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남근중심주의에서 벗어나자는 목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