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토리얼리스트 맨
스콧 슈만 지음|안진이 옮김|윌북|304쪽|2만8000원
“양말은 남자의 룩에서 가장 약한 고리일 가능성이 높다. 사진에서 양말이 헐렁하게 늘어져 있었다면 아름다운 슈트와 질 좋은 구두가 얼마나 볼품없어 보였겠는가?”
과연 그렇다. 양말은 갈색과 청색 계열로 조합한 옷차림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다. 남자는 아마 무릎까지 오는 양말을 신었거나 양말을 잡아 주는 멜빵을 착용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려온 양말 위로 정강이의 맨살이 애처롭게 드러났을 테니까. 양말은 차림새를 완성하며, 드러나지 않는 곳까지 세심하게 신경 썼다는 증거가 된다.
이 사진을 직접 찍은 저자는 ‘더 사토리얼리스트’ 블로그를 운영하며 스트리트(길거리) 패션을 주류로 끌어올린 미국의 패션 사진가다. 블로그의 제목을 딴 첫 사진집이 거리의 멋쟁이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면 이번에는 현장에서 터득한 패션의 규칙들을 담았다. 넥타이 매는 법부터 셔츠를 다리고 여행 가방 싸는 법까지. 사진가다운 조언도 있다. “상체는 살짝 숙이고 턱은 치켜들어야 이중턱이 사라진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패션 팁과 다른 것은 저자 자신과 그가 만난 전문가들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는 점이다. “돈이 없어서 제일 좋은 걸로 산다” 같은 말들은 생각해볼 만하다. 싸구려를 금방 쓰고 버리는 쪽보다 좋은 물건을 오래 쓰는 쪽이 낫다는 얘기다.
저자가 포착한 멋쟁이들의 사진이 담겨 있어 교과서처럼 느껴지진 않는다. 사진은 제시된 규칙과 일대일로 대응하지 않으며 때로 반대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기본적인 규칙은 중요하지만 멋의 핵심은 역시 자유로움에 있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규칙은 ‘재미를 느껴라!’이다. 당신이 어떤 옷을 입어야 멋져 보이는지 자유롭게 탐색하며 즐겨라. 그런 옷이야말로 시크함의 결정판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