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벌이의 이로움'/프롬북스

밥벌이의 무거움

‘일어나자, 출근하자, 웃으면서.’

이번주 나온 책 ‘밥벌이의 이로움’ 부제입니다. 저자 조훈희씨는 워킹맘 아내와 두 아들을 둔 30대. 네 번 회사를 그만뒀지만 결국은 다섯 번째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군요. 그는 “회사에 한번 길들여진 사람이 사직서를 쓰고 나와 혼자 돈을 버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며, 결국 다시 회사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면서 “어느 조직이든 비슷하다. 힘들어도 끝까지 버텨야 출발선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고통을 피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신간 더미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는 격세지감을 느꼈습니다. 2019년만 해도 조직생활의 부조리함에 항거해 분연히 사표 쓴 경험을 담은 ‘퇴사 에세이’가 유행했었거든요. 코로나 영향이겠지요.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꼬박꼬박 월급 주는 직장이 소중하니까요.

‘밥벌이의 이로움’이라는 제목이 생경했던 건 소설가 김훈 에세이 ‘밥벌이의 지겨움’이 익숙하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김훈은 썼습니다. “전기밥통 속에서 밥이 익어가는 그 평화롭고 비린 향기에 나는 한평생 목이 메었다. 이 비애가 가족들을 한 울타리 안으로 불러 모으고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아 밥을 벌게 한다. 밥에는 대책이 없다. 한두 끼를 먹어서 되는 일이 아니라, 죽는 날까지 때가 되면 반드시 먹어야 한다. 이것이 밥이다. 이것이 진저리 나는 밥이라는 것이다.”

곽아람 Books 팀장

밥벌이에 대해 생각하다 최근 정년퇴임한 회사 선배가 퇴직 인사차 보낸 메일을 읽어보았습니다. “기자 일은 정말 두렵고 힘든 노동이었습니다. 사람의 밥벌이가 똑같지만 제 모든 걸 걸어서 겨우 해낼 수 있었습니다”라는 글 첫머리에서 회사에 적응 못 하고 방황하던 초년병 시절, “밥벌이의 무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라”고 호통치던 선배 목소리가 생생하게 묻어납니다. 지겨움도, 이로움도 결국 ‘무거움’과 동의어일 겁니다. 곽아람 Books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