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백수린(39)

소설가 백수린(39)은 글 쓰듯 빵을 굽는다. 등단 11년 차 소설가는 지난달 빵과 책을 매개로 한 에세이집 ‘다정한 매일매일'(작가정신)을 냈다. “소설 쓰는 일은 누군가에게 건넬 투박하지만 향기로운 빵의 반죽을 빚은 후 그것이 부풀어 오르기를 기다리는 일과 닮은 것도 같다.” 그가 오븐에 빵을 구울 때 읽으면 좋을 책 다섯 권을 소개한다.

제목저자분야
버지니아 울프의 정원캐럴라인 줍에세이
메리 벤투라와 아홉번째 왕국실비아 플라스소설
사랑을 나는 너에게서 배웠는데허수경
반짝이는 밤의 낱말들유희경에세이
눈의 시아주라 다고스티노 글, 에스테파니아 브라보 그림그림책

◇이 책은 꼭: 버지니아 울프의 정원

캐럴라인 줍이 쓴 에세이 '버지니아 울프의 정원'/봄날의책

집에만 있는 것이 유독 갑갑한 날, ‘버지니아 울프의 정원’(봄날의책)을 읽는다. “전원생활을 갑자기 엄청나게 좋아하게 됐어. 산책을 나갔다가 돌아와서 차를 마시는 게 좋아. 그리고 벽난로 불을 쬐며 글을 쓰는 거지.”(18쪽) 벽난로 대신 오븐의 온기를 쬐면서. 정원을 가꿀 수 있는 집에서 글 쓰며 사는 삶에 대한 동경이 내게도 있었다. 내가 옥상 텃밭도 가꾸지 못하는 인간이라는 걸 알게 되고 그 꿈은 고이 접기로 했지만. 그러나 무언가를 기르는 데 소질이 없더라도, 팬데믹으로 인해 어디로도 떠날 수 없는 시기를 통과하고 있다 하더라도, 책이 있어서 사랑하는 작가의 정원을 즐길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이 겨울이 유난히 춥게 느껴져 온기가 필요한 이들과 찬란한 정원의 풍경을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