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다독가들의 독서 목록을 소개하는 ‘당신의 책꽂이’ 첫 타자는 박상영(33)이다.

매주 다독가들의 독서 목록을 소개하는 ‘당신의 책꽂이' 첫 타자는 박상영(33)이다. 광어회와 우럭회 살점 중 무엇이 더 투명한지를 소재로 삼는 관찰력을 가진 소설가. 단편소설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으로 2019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대상을 받았다. 이 단편이 포함된 소설집 ‘대도시의 사랑법’은 6만부 팔린 베스트셀러다. 다이어트의 고뇌를 버무린 에세이집 ‘오늘 밤은 굶고 자야지’도 냈다. 이번에는 기나긴 겨울밤 마음의 허기를 달래줄 책을 소개한다.

제목저자분야
1너무 한낮의 연애김금희소설
2숙면의 모든 것니시노 세이지건강
3명랑한 은둔자캐럴라인 냅에세이
4슬픈 짐승모니카 마론소설
5끝없는 밤애거서 크리스티소설

요즘 같은 시기에는 쉽게 희망을 얘기하기가 힘들다. 활동량이 적고 햇볕을 쬘 일이 없는 지라 필연적으로 불면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밤이 길어지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 때면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걷고 있는 것 같은 막막한 공허감에 빠져든다. 김금희의 단편 ‘너무 한낮의 연애'(문학동네)는 그런 나에게 큰 위안이 되어준 소설이다. 미래의 행복을 위해 살아오다 한순간에 고꾸라져 해고 위기에 놓인 필용은 대학 시절 자신과 만났던 양희를 떠올린다. 아무렇지 않게 “사랑하죠, 오늘도”라고 고백한 양희는 내일의 일은 단언할 수 없을지언정 적어도 ‘현재’의 감정만큼은 누구보다도 충실하게 만끽하고 있다. 양희처럼 나도 지금 이 순간의 나 자신에게 집중하기로 마음먹는다. 내 팔에 닿는 이불의 감촉과 내 피부의 온도, 나의 숨소리 같은 것들에. 한없이 현재를 의식할 때에만 찾을 수 있는 평온함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