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한 번은 차라투스트라
이진우 지음|휴머니스트|320쪽|1만8000원
요즘은 5년마다 세대가 바뀐다고 한다. 제일 중요한 건 ‘개취 존중’. 간섭 마시고 개인 취향을 존중해 달라는 뜻이다.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자는 ‘욜로(YOLO)’,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소확행’은 시대의 슬로건처럼 보인다. 이미 달관해버린 ‘사토리 세대’ 앞에서, 미래를 위해 밤낮없이 달리며 자녀와 하는 여행도 부부간 대화도 뒤로 미뤘던 기성세대는 혀만 ‘끌끌’ 찬다.
실은 21세기만 그런 게 아니었다. 19세기 역시 오래된 것은 무너지고 새로운 것은 아직 체계를 갖추지 않은 혼란 시대였다. 니체는 그때 삶에 대한 신뢰가 사라지고 삶 자체를 문제로 만드는 ‘허무주의’를 깨부수려 철학의 망치를 든 투사였다. ‘차라투스트라’에는 “삶에 대한 사랑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말하는 니체 철학의 정수가 담겨 있다.
평생 니체를 연구하고 책으로 써온 저자가 차라투스트라의 문학적 문장을 꼼꼼히 분석해 쉽게 설명한다. ‘초인’ ‘마지막 인간’ ‘권력 의지’ ‘영원 회귀’ ‘아모르파티’ 등 주요 개념에 대한 해설도 친절하다.
차라투스트라는 “인간은 짐승과 초인 사이, 심연 위에 걸쳐진 밧줄”이라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 말은 “인간의 위대함은 그가 다리이지 목적이 아니라는 데 있다”는 뜻이다. 이미 사망 선고를 받은 공통의 신 대신 테슬라 전기차나 명품 패션, 아이돌과 유명인을 섬기는 시대를 향해 “우리의 삶은 ‘나’를 넘어서는 무언가를 동경하고 사랑하고 창조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조언한다.
니체의 원전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 새 번역으로 함께 나왔다. 저자는 “음악을 듣듯 귀 기울이며, 산과 시장, 동굴을 지나 새 아침을 맞는 차라투스트라의 여정에 함께하자”고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