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요즘 미국과 유럽에서 많은 이의 입에 오르내리는 영화가 있다. ‘소셜 딜레마’라는 다큐멘터리다. 이 영화에는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을 발명한 엔지니어, 트위터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초기 창업자, 그리고 구글에서 처음 인공지능의 디자인 윤리 문제를 제기한 컴퓨터 공학자가 등장한다. 이들이 공통으로 제기하는 문제는 자신들이 개발한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불행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여러 소셜미디어 서비스가 널리 사용되면서 아이들의 정신 건강이 나빠지고 자살률이 높아졌으며, 여러 사회적 문제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주인공 중 한 명인 디자인 윤리학자 트리스탄 해리스를 라이브 연결로 무대에서 만나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뇌과학에 기반한 내용을 이야기했다. 우리의 생물학적인 뇌는 수만년 전에 진화한 상태 그대로인 반면,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거의 매일 업그레이드가 되는데 인간이 상대하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인간의 주의력을 납치(Attention Hi-Jacking)하는 알고리즘들을 제대로 인지하고 우리 아이들을 거기에서 보호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비슷한 맥락의 주장을 다양한 연구 기반으로 정리한 책이 바로 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청림출판)이다. 소셜미디어가 널리 사용되기 이전인 2010년에 출간된 책이라 영화 ‘소셜 딜레마’에서 다루는 내용들과는 차이가 있지만,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읽기와 쓰기의 도구들이 우리 뇌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심도 깊게 정리해 놓은 책이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이 글로 생각을 적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기억력에 의존하는 바는 적어질 거라고 경고했고, 니체가 1882년 무렵부터 1분당 800타 이상이 가능한 타자기를 사용하면서 “우리의 글쓰기용 도구는 우리의 사고를 형성하는 데 한몫한다”고 말했다는 역사적인 내용도 등장한다.

책과 영화는 같은 질문을 던진다. 우리의 삶 속에서 정말로 우리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그리고 기억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 무엇을 보고 기억하고 잊을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할 것인가. 아니면 컴퓨터나 인터넷 뒤 알고리즘에 맡길 것인가. 답은 당신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