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갑 한 점 갤러리 '클립' 대표

시작은 돈을 좇는 모험이었다. 15년 전. 결혼과 함께 서울 길음뉴타운에 있는 A 아파트를 2억500만원에 샀는데 3년 만에 3억1000만원이 됐다. 매월 291만6666원을 번 셈이었다. 돈에 눈이 먼 나는 그 아파트를 팔고 새로운 아파트의 분양권을 산 후 엄마 집으로 들어갔다. 라이프 스타일이 다른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자주 부딪쳤다. 가운데서 나는 죽을 맛이었다. 힘든 시기를 견디고 마침내 새 아파트로 들어갔는데 이럴 수가. 아파트 값이 오르지 않았다. 3년을 버티다 3억5000만원에 팔았는데 그 직후부터 아파트 값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4억을 넘어 6억을 찍더니 7억을 돌파하고 9억이 됐다. 아, 그 숱한 불면의 밤이여.

아파트를 잃은 우리는 가련한 신세가 되어 계속해서 이사를 다녔다. 한옥으로, 빌라로, 다시 한옥으로. 개중에는 화장실이 바깥에 있는 집도 있었는데 희한하게 행복했다. 봄에는 꽃을 심고, 여름이면 마당에 누워 구름을 올려다봤다. 겨울이면 난로에 가래떡을 구웠다. 집의 즐거움에 눈뜬 우리는 있는 돈 없는 돈을 다 끌어모아 서촌에 3층짜리 작은 집을 지었다. 집을 짓는 데는 생각보다 큰돈이 들지 않았다. 책에는 그 돈의 숫자도 다 들어있다.

돌아보니 이사를 많이도 다녔다. 15년간 여섯 번. 그 과정에서 수많은 이야기가 쌓이고 기쁨과 슬픔, 난리와 소동을 겪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게 꼭 맞는 집을 찾는 모험이야말로 시도할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집을 쫓는 모험’(브레드)은 그런 이야기다. 아파트만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집에 살아보라는. 각각의 집에는 저마다의 즐거움이 있으니 기꺼이 모험을 시작하라는. 집 짓기 가이드와 단독주택 잘 짓는 건축가도 번외 편으로 정리했다. 집을 쫓는 모험은 결국 나를 찾는 여정. 집에서 나답게 사는 사람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정성갑 ·한 점 갤러리 ‘클립’ 대표

'집을 쫓는 모험' 쓴 정성갑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