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정 '문학책 만드는 법' 쓴 강윤정씨

여기 두 권의 장편소설이 있다. ‘광화문 그 사내’와 ‘꿈을 찾아 떠나는 양치기 소년’. 한 권은 수십만 부가 팔렸고 한 권은 100만 부 넘게 팔린 밀리언셀러다. 두 권 모두 다른 제목으로 바뀌어 출간됐는데, 어떤 책인지 짐작이 가는지. 전자는 김훈의 ‘칼의 노래’, 후자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다.

또 다른 밀리언셀러 ’82년생 김지영'의 경우, 조남주 작가가 처음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했을 때 제목은 ’820401 김지영'이었다. 세 권 모두 담당 편집자의 제안으로 지금의 제목을 갖게 되었다. ‘연금술사’는 ‘꿈을 찾아 떠나는 양치기 소년’으로 실제 출간되었다가 출판사가 바뀌며 제목이 바뀐 경우다. 같은 저자의 같은 책으로 제목만 다른데, 어떤가. 제목이 바뀌지 않았다 해도 이 책들이 꼭 그만큼 혹은 더 많이 판매되었을 거라 생각되는가. 흥미로운 편집 비하인드 스토리, 그중 극히 일부다.

원고의 내용에서부터 목차, 제목, 표지, 제작, 이후 홍보에 이르기까지, 그러니까 원고가 물성을 가진 책이 될 때까지의 모든 단계를 고민하고 선택하는 사람이 바로 편집자다. 작가의 고유한 세계를 독자 보편의 세계로 넓히는 일을 하는 사람. 편집자로 산 지 14년, 그간의 노하우를 책 한 권으로 담은 것이 ‘문학책 만드는 법’(유유)이다. 김영하의 ‘오직 두 사람’, 배수아의 ‘뱀과 물’, 박연준 시인의 ‘모월모일’ 등의 편집 비하인드 스토리를 실제 작업 일지를 바탕으로 썼다.

작가와 편집자가 어떻게 소통하며 일하는지, 한 권의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한 문학 독자들의 호기심을 채워주길 바란다. 그렇게 책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기를. 동료 편집자들과도 이 일의 고단함과 충만감을 나누고 싶다. 그리고 문학 편집자와 일하는 작가의 손에도 조심스레 쥐여주고 싶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지 않겠습니까” 하고. /강윤정·문학 편집자, 유튜브 ‘편집자K’ 채널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