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와 거짓이 난무하는 요즘 현실이 너무 초현실 같아서일까요. 신간 ‘SF,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구픽)를 펼쳤습니다. SF는 ‘사이언스 픽션(Science Fiction)’을 뜻합니다. 흔히 공상과학소설로 번역하지요. 첫 장부터 눈길을 확 잡아끌더군요. 목차가 ‘SF로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는 법’ ‘SF로 떼돈 버는 법’으로 시작하네요. 엥, 그런 게 있다고?

읽다가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이렇게 썼네요. “거짓말이다. 그런 방법은 없다. (죄송 ㅠㅠ) 그래도 기왕 구입하셨다면 끝까지 즐겁게 읽어주시길. SF는 정말 재미있으니까.” “그냥 자기계발서 흉내나 한번 내 보았다. 평소라면 SF를 쳐다도 보지 않을 당신이 혹여나 관심을 가져 줄까 해서.”

금세 탄로 날 거짓말을 하고 바로 인정하는 모습이 차라리 귀엽네요. SF는 실제 과학이 아니니까 어렵지도 않답니다. 부록에는 300여편 소설, 150편 영화·드라마·게임 리스트를 적었습니다.

저자는 SF 작가 이경희씨. 책날개에 쓴 저자 소개도 흥미진진하네요. 10대 시절부터 SF와 판타지 세계에 빠졌다는 내력을 밝히더니 마지막에 이렇게 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한민국이 SF 불모지라는 음모론이 들불처럼 일어나 한국 SF를 집어삼킬 대위기에 처하자 그는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분연히 일어나 SF 불모론자들의 목을 꺾....”

그렇군요. SF 세계에선 상대의 목을 꺾는 일도 가능하군요. 하긴 영화 어벤저스 시리즈 ‘인피니티 워’에선 악당 타노스가 손가락 한 번 튕기고 인류 절반을 사라지게 했으니까요. 현실에서 있어서는 절대 안 될 일이지요. 가짜와 거짓과 악행은 SF에 양보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