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사진가 김인태(76)씨가 촬영한 미국 애리조나 북부 자연보호구역 코요테 뷰트, 일명 ‘더 웨이브’(The Wave·사진)는 가상의 그래픽 혹은 추상화처럼 보인다. 사암(砂巖) 지층이 겹치고 휘고 굽어져 탄생한 색의 기다란 주름이 시간이라는 억겁의 사건을 드러내고 있다.

개인전 ‘선율’이 서울 갤러리 인사1010에서 22일부터 3월 14일까지 열린다. 1980년 도미해 LA카운티뮤지엄 등에 작품이 소장된 작가가 최근 8년간 네바다·와이오밍 등을 떠돌며 촬영한 압도적 경관을 선보인다. 여기에 튤립·목련 등 시들어가는 꽃의 흑백 초상도 함께 출품한다. “선율은 꽃 한 송이에도 광대한 산맥 속에도 있습니다. 찰나에 발생하기도 하고 몇 년에 걸쳐 발생하기도 하지요.” 그래서 지금도 밖에서 밤을 새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