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가 김병종(69)씨는 서울대 교수 재직 시절 신림동에서 ‘칠집 김씨’로 통했다. 주로 공사판 인부들이 ‘미장 이씨’ ‘목수 오씨’처럼 이름을 달아 놓던 단골 식당 장부에 ‘칠집 김씨’라 적고 드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실 따지고 보면 ‘칠집 김씨’야말로 제대로 된 나의 직함이 아닌가 싶다. 하루 종일 칠하고 또 칠하는 사람, 얼마나 아름다운가.”

‘칠집 김씨’의 또 다른 별칭은 글쟁이 화가다. 산문집 ‘칠집 김씨 사람을 그리다’를 포함해 독서록 ‘내 영혼을 만지고 간 책들’, 여행 산문집 ‘거기서 나는 죽어도 좋았다’까지 최근 두달 새 책 세 권을 펴냈다. 홍익대 전영백 교수가 쓴 김병종 작가론 ‘붓은 잠들지 않는다’도 함께 출간됐다. “자신의 체험과 생각을 수필로 그토록 많이 출판한 화가를 나는 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