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는 일은 그날의 운세를 점치기 좋은 징조다. 만약 우유가 담긴 시리얼 그릇을 바닥에 엎었다면 어떨까?
난장판이 된 집안, 욕지기 치미는 이 재난의 장면을 러시아 사진가 헬가 스텐첼(38)은 카메라에 담았다. 제목이 ‘엎질러진 아침I’<사진>이다. 흰 우유와 노란 그릇, 위에서 가만 내려다보니 꼭 계란 프라이 같다. 때깔 반질반질한 것이 심지어 먹음직스럽기까지 하다. 인생사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 했던가. 완전히 망쳐버린 일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한 그것이 정신적 양식이 될 수 있다는 은유처럼 느껴진다.
착시를 활용해 평범한 사물이나 풍경으로 메시지를 드러내는 ‘집 안의 초현실주의 작가’ 헬가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 서울 자양동 CXC아트뮤지엄 개관기념전으로 내년 3월 1일까지 열린다. 빨랫줄에 걸린 옷가지를 요리조리 배치해 젖소 형태로 보이게 한 사진 등으로 최근 유명해진 인물이다. 작가는 “내 철학은 아름다움과 해학이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것”이라며 “식탁이나 빨래 바구니를 주의 깊게 보는 것만으로도 그 발견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불운 앞에서 반응은 둘로 나뉜다. 화내거나 웃거나. 언제나 어려운 것이 더 고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