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락 2022년작 '가을 향기'(184.8×92㎝). /노화랑

가을의 스테디셀러가 돌아왔다.

극사실주의 사과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윤병락(54)씨의 개인전이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17일까지 열린다. 스무 번째 개인전이다. 지천이 사과밭이었던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과수원을 일궜고 모친은 행상도 마다하지 않았다. 2003년 가을, 어느 길거리 트럭에서 본 사과가 너무 탐스러워 그리기 시작한 것이 어느덧 20년째다.

낱개로, 혹은 궤짝이나 푼주(위가 넓고 아래는 좁은 그릇) 등에 담긴 사과를 부감(俯瞰·위에서 내려다봄)하는 이른바 ‘가을 향기’ 연작은 상상이 아닌 화가가 직접 눈으로 관찰한 현실의 사과다. 작업실 옥상에 사과 상자를 들고 올라가 자연광에 반짝이는 알알의 동그라미를 그린다. 열심히 익어가는 한 해의 결실이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