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石]은 굳어 단단해진 흙이다. 삼라만상의 질서대로, 무수한 계절과 비바람을 품고 있다. 예부터 선비들이 곁에 두고 아낀 이유다.
지필묵의 경계를 허물며 새 조형성을 탐구했던 한국화가 황창배(1947~2001) 역시 돌에 사로잡혔다. 우뚝 솟은 괴석부터 돌과 돌이 첩첩이 쌓인 산등성이까지, 도끼로 내려친듯한 부벽준(斧劈皴)으로, 때로 경쾌한 필선으로, 다채로운 파필과 발묵으로 돌을 종이에 옮겼다. 황창배 작고 20주기 기획전 4부 ‘황창배의 돌 그림’이 31일까지 서울 연희동 황창배미술공간에서 열린다. 1970~1980년대 돌 그림을 선정해 그가 사랑했던 돌의 면면을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