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의 그림 '디에고와 나'(위)가 라틴아메리카 현대미술품 최고 경매가를 기록하는 순간. /로이터 연합뉴스

아내가 남편을 뛰어넘었다.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1907~1954)의 자화상 ‘디에고와 나’가 라틴아메리카 현대 미술품 경매 최고가(價)를 경신했다. 1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3490만달러(약 413억만원)에 낙찰된 것이다. 이 그림은 프리다 칼로가 1949년 완성한 마지막 자화상으로, 남편이자 저명 화가였던 디에고 리베라(1886~1957)의 불륜으로 인한 고통을 담아낸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까지 라틴아메리카 경매 최고가는 2018년 980만달러에 낙찰된 남편 디에고의 그림 ‘경쟁자들’이었다.

‘디에고와 나’는 제목처럼 프리다 칼로의 얼굴 위에 남편 디에고의 얼굴이 들어간 초현실주의적 그림이다. 심지어 디에고의 이마에는 눈 하나가 더 그려져있다. 여성 편력이 심했던 리베라가 영화배우 마리아 펠릭스와 염문을 뿌리면서 느꼈던 칼로의 고통이 반영된 그림으로 유명하다. 마리아 펠릭스는 프리다 칼로의 친구였다. 그림 속 칼로는 눈물을 흘리고 있다.

경매에 앞서 전시되고 있는 '디에고와 나'. /AFP 연합뉴스

스물 두살의 칼로는 1929년 자신보다 스물 한 살 많은 리베라와 결혼했다. 리베라는 세 번째 결혼이었다. 바람기 많은 남편은 결혼 후에도 외도를 멈추지 않았고, 결국 1939년 이혼하지만, 1년만에 재결합한다. 그러나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몇 차례의 대수술 이후 칼로의 육체는 무너져내렸다. 칼로는 이 그림을 완성한지 5년 뒤 사망했다.

‘디에고와 나’의 직전 경매 낙찰가는 1990년 기록한 약 100만달러였다. 경매회사 소더비 측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경매 결과를 남편에 대한 궁극적인 복수로 볼 수도 있지만 또한 칼로의 비범한 재능과 세계적 매력에 대한 궁극적인 검증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림 낙찰자는 유명 컬렉터이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라틴아메리카미술관 설립자 에두아르도 코스탄티니라고 소더비 측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