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대표하는 화가 게르하르트 리히터(89)는 제2차 세계대전으로 훼손된 쾰른 대성당 남쪽 측랑의 스테인드글라스 재제작 의뢰를 받아 2007년 봉헌했다. 중세의 창(窓)에 사용되던 72가지 색채를 1만여 장의 색 유리로 구현해 무작위 배열한 것이다. 현대미술에서 그가 종교로 여기는 색의 조화가 빛을 마주한다.
그해 리히터는 동시에 회화 작업 ’4900가지 색채'<사진>를 진행했다. 약 100㎠ 크기의 채색 정사각형 4900개가 연쇄적으로 배열돼 디지털 픽셀(pixel)처럼 보이기도 한다. 산업용 페인트 색채 견본집에서 영감을 얻은 일련의 색 실험은 정사각형의 배치 방식에 따라 11가지 버전이 있는데, 이 중 아홉 번째 버전이 국내 처음 공개된다. 루이비통재단 미술관의 소장품 소개 일환으로, 서울 청담동 에스파스 루이비통에서 7월 18일까지 열리는 무료 전시다.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누구?
독일 출신의 세계적 화가로 사진·그림, 추상·구상, 채색·단색의 경계를 혼융해 회화의 영역을 확장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영국 테이트모던, 프랑스 퐁피두센터 등에서 회고전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