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집' 연작 #1. /손은영

우주(宇宙)는 집을 의미한다. 그것은 밤에 더 또렷이 감지된다.

사진가 손은영은 지난 1년간 밤마다 서울·인천·군산 일대를 돌며 도시 외곽의 작은 살림집을 카메라에 담았다. 하나같이 왜소한 집들이 소박한 벽과 지붕으로 비바람을 막고 있다. 각기 다른 체형으로 삶의 조건에 맞춰 몸을 구부리고 있다. 그 어둠에 조명을 비추자, 집의 초상이 인격을 드러낸다.

'밤의 집' 연작 #17. /손은영

사진전 ‘밤의 집’이 서울 충무로 갤러리브레송에서 10일까지 열린다. 동명의 사진집도 최근 책으로 출간됐다. 골목길 모퉁이나 중심지에서 멀리 떨어진 데서 불안한 뼈대를 드러낸 다소 어설픈 집들, 그렇기에 그 구조물은 부동산이 아닌 집 자체로 느껴진다. 다만 사진<사진> 30여 점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 후보정 작업을 거쳐 색감을 조절했기 때문이다. 불꺼진 집의 경우, 촬영 후 창에 불을 밝히기도 했다. 창백한 밤 공기와 충만한 색감의 집이 대비를 이룬다. 그 빛이 바깥 대신 집 안을 향하게 한다.

작가는 지난해 강원도 고성 산불 후 까맣게 타버린 집을 촬영해 ‘검은 집’이라는 이름의 사진전을 여는 등 꾸준히 집을 주시했다. 부친이 직업 군인이었던 탓에 가족이 모두 모여있던 시간이 적었던 작가는 “가족에 대한 애착과 온전한 가정에 대한 애착이 적지 않았다”며 “어둠 속에 자리 잡은 집을 들여다보면 그 속에 사는 가족이 보이는 듯하다”고 고백한다. 사진은 침묵하고 있지만, 거기서 잠든 가족의 낮은 숨소리가 들려올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