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의 거상(巨商) 임상옥(1779~1855)은 잔에 7할이 넘는 술을 따르면 밑구멍으로 되려 술이 빠져나가는 계영배(戒盈杯)를 늘 곁에 뒀다. ‘과도한 음주를 경계하라’는 뜻과 함께 ‘지나치게 욕심을 부리면 도리어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교훈을 담고 있어, 임상옥은 늘 계영배를 보며 과욕을 경계했다고 한다. 이런 자세로 임상옥은 큰 재산을 모았다.

지나친 욕심을 경계하는 술잔. 절주배(節酒杯)라고도 하며, 이 잔에 7부가 넘는 술을 따르면 밑구멍으로 술이 빠져나간다. 조선 후기의 거상 임상옥(林尙沃)은 계영배를 늘 곁에 두고서 지나친 욕심을 다스려 큰 재산을 모았다고 한다./국세청

국세청은 28일 세종시 국립조세박물관에서 ‘술, 풍요를 빚다’ 특별기획전을 연다고 밝혔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지난 8월부터 휴관했던 국립조세박물관이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 완화에 따라 재개장하면서 이번 특별기획전이 마련됐다.

2008년 이후 매년 다른 주제로 역사 속의 세금이야기를 특별 전시하는 국립조세박물관은 올해 술의 역사와 함께 해온 세금이야기를 다양한 유물로 풀어나간다. 계영배를 비롯해 14면체로 각 면마다 갖가지 벌칙이 적혀 있어 신라인의 음주 습관과 술자리 풍류를 엿볼 수 있는 주령구, 전통주를 만들 때 사용하던 누룩 틀, 용수, 소줏고리 등과 함께 전통주에 대한 기록이 있는 조선상식문답, 동의보감, 하서집 등 옛 문헌이 전시된다.

주사위 모양의 신라의 놀이 도구. 1975년 경주 동궁과 월지(안압지)준설 공사 과정에서 출토됐다. 정사각형 면 6개와 육각형 면 8개로 이루어진 14면체로 각 면마다 갖가지 벌칙이 적혀 있어 신라인의 음주 습관과 술자리 풍류를 엿볼 수 있다./국세청

또 옛 주세행정을 엿볼 수 있는 납세증지 보기집, 주세검인, 주정계, 자가용주 제조면허증, 용기용량 검정부, 밀조주 방지 전단, 주세법 위반 통고문 등도 함께 전시된다.

한편 국세청은 국내 650여개 제조장에서 생산되는 술의 종류, 출시일, 원재료 및 특징 등을 각 지역별로 수집해 한 권의 책에 담은 ‘우리 술, 책에 담다’도 발간했다. 이 책자는 세무서 민원실에 배포되고, 국세청 홈페이지에 전자책(e-book) 형태로도 게시될 예정이다.

지나친 욕심을 경계하는 술잔. 절주배(節酒杯)라고도 하며, 이 잔에 7부가 넘는 술을 따르면 밑구멍으로 술이 빠져나간다. 조선 후기의 거상 임상옥(林尙沃)은 계영배를 늘 곁에 두고서 지나친 욕심을 다스려 큰 재산을 모았다고 한다./국세청
탁주를 거를 때 사용하는 도구. 술독에 용수를 넣고 그 안쪽에 괸 술을 떠내면 맑고 깨끗한 청주를 얻을 수 있다. 주세법 시행 이전까지 일반 가정에서 청주 제조를 위해 필수적으로 구비했던 도구 중 하나였다. /국세청
주로 가정에서 소량의 소주를 만들 때 사용하던 기구. 발효주를 끓여 알코올 성분의 증기가 발생하면 이를 냉각시켜 대롱을 타고 나오도록 만든 기구이다./국세청
최남선이 조선에 관한 상식을 널리 알리기 위해 문답 형식으로 쓴 책(1946년). 평양 감홍로(甘紅露), 전주 이강고(梨薑膏), 전라도 죽력고(竹瀝膏) 등 3대 명주를 소개하고 있으며, 10월 상달 제사에서 술은 수확의 기쁨과 고마움을 표현하는 매개체로 설명하고 있다./국세청
조선 전기 유학자인 김인후의 문집. 그는 자신의 도학적 학문 태도를 ‘소쇄원(瀟灑園) 48영’의 시문에 옮겨 놓았다. 21영의 복류전배(洑流傳盃)에는 유상곡수(流觴曲水)*를 즐기는 풍류의 여유로움이 한껏 묻어난다./국세청
주사위 모양의 신라의 놀이 도구. 1975년 경주 동궁과 월지(안압지)준설 공사 과정에서 출토됐다. 정사각형 면 6개와 육각형 면 8개로 이루어진 14면체로 각 면마다 갖가지 벌칙이 적혀 있어 신라인의 음주 습관과 술자리 풍류를 엿볼 수 있다./국세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