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지현 덕에 이 전시는 사전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일본 미술창작그룹 팀랩(teamLab)의 서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전시장을 찾아 남긴 인증 사진 덕분이다. 전시 주최사는 전지현의 소속사 문화창고다.
국내 연예기획사가 순수 대관 미술 전시 사업에 뛰어든 건 전례 없는 일이다. 코로나 사태로 전시 업계가 잔뜩 위축된 상황이기도 하다. 배지운 상무는 “문화 가치와 연계된 신사업을 검토한 결과”라고 말했다. “드라마 제작을 겸하며 해외 촬영이 잦은 탓에 제작진과 외국 전시장 등을 찾아다니다 팀랩을 접하고 대중적 성공 가능성을 엿봤다”는 것이다.
팀랩은 작가·프로그래머·수학자 등으로 구성된 몰입형 미디어아트 창작그룹으로, 이미 미국·홍콩·싱가포르 등 30국에 전시를 수출해 누적 관람객 2800만명을 기록 중이다. “화려한 시각 효과에 미적 여운도 갖춰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아 첫 전시로 적절할 것 같다”고 판단한 이유다. 2017년 기획해 작년 개막을 목표로 했으나 한일 갈등이 발목을 잡았다. 올해는 코로나가 터졌다. “더 연기할 수 없어 용단을 내렸다”고 했다.
전시 제목은 ‘팀랩: 라이프’다. 생명을 주제로 주변 동식물과 파도 등 이미지를 380평 규모 암실에 빛으로 투사한다. 벽면의 나비 떼에 손을 갖다 대면 흩어지고, 폭포에 몸을 기대면 물줄기가 바뀌는 쌍방향 전시다. 자연과 인간이 하나라는 불이(不二)의 철학도 제시한다. 8개 테마(방)로 나뉘는데, 특히 열두 종류의 꽃이 피고 지는 섹션 ‘증식하는 무수한 생명’은 전지현이 수차례 찾아 가장 오래 머물렀다는 공간이다.
연예 기획사의 확실한 강점은 유명인 동원력이다. “관람 의사를 밝힌 연예인이 많다”고 했다. 이 회사가 제작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출연진도 방문 예정이다. 다만 드라마 촬영 등을 통한 PPL(간접광고)은 고려 요소가 많다. “촬영 조명이 자칫 작품을 훼손할까 조심스럽다”고 했다.
팀랩 전시가 국내 최초는 아니다. 2016년 서울 롯데월드에 상설전이 들어섰다가 수익 저조로 철수한 이력이 있다. 배 상무는 “어린이 체험 중심이던 과거 전시와 결이 다르다”며 “좀 더 예술적 접근이 가능한 신작 위주”라고 했다. 전시는 25일부터 내년 4월까지 열리지만, 코로나 사태는 숙제다. 현재 상황에서는 전시장 안에 최대 50명까지만 머물 수 있다. “팀랩이 성공해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고 했다. 예산 수십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흥행 실패 시 마지막이 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