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빛의 벙커’를 찾은 관람객들이 고흐의 그림에 물들어있다. /정상혁 기자

벙커의 어둠을 빛으로 채우는 미디어아트 전시 ‘빛의 벙커: 반 고흐’가 내년 2월 28일까지 연장 개최된다. 불멸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대표작에 움직임을 부여하고 음악의 감동까지 결합한 전시다. 고화질 영상이 고흐 특유의 풍부한 색채와 붓질까지 생생하게 살려내, 벙커 벽면과 바닥 전체에 흩뿌린다. 관람객은 그 빛의 물감에 온몸이 흠뻑 젖는다.

축구장 절반 크기인 900평 면적의 옛 국가 기간 통신 시설용 벙커를 활용한 ‘빛의 벙커’는 몰입형 미디어아트라는 미적 경험을 성공적으로 대중화하며 제주도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매해 다른 주제로 전시를 꾸미는 상설 전시관으로, 2018년 개관전 ‘클림트’전은 관람객 56만명을 기록하며 큰 화제가 됐고, 두 번째 시작한 ‘반 고흐’ 역시 코로나 사태에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제주 성산읍에 있는 ‘빛의 벙커’는 연중 실내 온도 16도를 유지한다. 관람 환경이 쾌적해 특히 아이 동반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호평받는다. 방역을 위해 입장 전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