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크기 화면 324개로 표현한 '모바일 책가도'. /레드닷어워드

한국미를 소재로 한 인천공항 입국장 키네틱(작동형) 아트 작품이 23일 세계 3대 디자인상의 하나로 꼽히는 독일 레드닷 어워드의 ‘공간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수상했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첫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장소에서 전통미를 첨단 기술로 재해석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문화재재단이 조성한 이 작품은 가야금 선율, 책가도, 조각보, 한옥 문살을 소재로 했다. 30m 길이 벽에 가야금 선율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빛의 가락’은 1992개의 LED(발광다이오드) 막대를 사용했다. 작은 LED 막대가 제각각 돌아가며 다양한 모양을 연출한다. 이를 통해 단선율은 직선으로, 복합 선율은 색과 문양의 변화로, 가락의 상승은 빛의 흐름으로 시각화했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설치된‘키네틱 조각보’. 여러 장의 전동 블라인드가 시간 차를 두고 열렸다 닫히며 빛의 색깔을 다양하게 연출한다. /레드닷어워드

‘모바일 책가도’는 스마트폰 크기 화면 324개에 전통 책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그림 속 동물의 움직임에 따라 각각의 화면이 자동으로 돌출되며 생동감을 자아낸다. 색색의 천을 이용한 ‘키네틱 조각보’와 문살 문양의 중첩을 이용한 ‘중첩의 변주’는 유리벽을 통해 실내로 들어오는 빛의 표정을 풍부하게 한다. 레드닷 측은 “공항의 활기찬 북적거림과 호응하는 움직임이 이 작품의 핵심적인 요소”라고 했다. 디자인은 이지위드에서 맡았으며 최준원·박동우·양민하 등 10명으로 구성된 팀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