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하이브가 국내 대표 K팝 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전격 나선다. 하이브는 SM 설립자인 이수만 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가운데 14.8%를 4229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이로써 하이브는 SM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지난 7일 SM이 유상증자 한 9.07% 지분을 확보한 카카오가 2대 주주로 올라섰었지만, 하이브가 이수만의 손을 잡고 이를 단번에 제친 것이다. 하이브는 향후 SM 소액주주가 보유한 지분 공개 매수에도 나선다고 밝혔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하이브 사옥 모습.

하이브는 K팝 기획사로는 최초로 시가총액 10조원을 달성한 관련 업계 1위 기업이다. BTS 이외에도 최근 흥행 돌풍을 일으킨 뉴진스, 르세라핌,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세븐틴 등 탄탄한 K팝 뮤지션들을 보유했다. 여기에 H.O.T., 보아, 소녀시대, 동방신기, 엑소, NCT, 에스파 등 쟁쟁한 K팝 뮤지션들의 IP(지적재산권)를 축적해 온 SM과의 결합이 더해지면 K팝 시장의 판도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같은 하이브의 인수 시도는 SM 내 창업주인 이수만과 현 경영진 간의 갈등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수만은 지난 7일 SM 현 경영진이 긴급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에 대한 유상증자 안건을 통과시킨 것을 “최대 주주와 합의되지 않은 위법 행위”라며 최근 법원에 관련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10일 SM 측은 하이브의 인수전 참여 소식에 “우리는 하이브를 포함한 외부의 모든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반대한다”는 입장문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