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트로피 주인.’ 20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American Music Awards)에서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이 5년 연속 수상, 올해 2관왕을 달성한 데 쏟아진 반응이다.
이날 BTS는 이 시상식 가장 인기 있는 그룹에 주는 ‘페이보릿 팝 듀오 오어 그룹(Favorite Pop Duo or Group)’과 K팝 장르 가수에게 수여하는 ‘페이보릿 K팝 아티스트(Favorite K-Pop Artist)’ 두 부문에서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AMA는 그래미(Grammy), 빌보드뮤직어워드(BBMA)와 함께 미국 3대 대중음악상으로 불린다. AMA는 특히 그래미나 빌보드와 달리 부문별 최종 수상자를 소셜미디어와 홈페이지 등을 통한 온라인 투표로만 결정한다. 그만큼 북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수가 누구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상이다.
BTS는 2018년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 상을 타면서 AMA와 첫 연을 맺었고, 지난해 K팝 가수 최초로 대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Year)’를 수상했다. 올해는 대상 후보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페이보릿 팝 듀오 오어 그룹’ 상을 올해로 4년 연속 차지했다. 이는 1974년 AMA 개최 이후 해당 부문 최다 수상 기록. 콜드플레이, 이매진 드래건스, 모네스킨, 원리퍼블릭 등 세계적 인기 그룹들과 경쟁해 따낸 결실이다. AMA가 올해 처음 신설해 화제가 되었던 K팝 장르 첫 수상도 BTS에 돌아갔다. 블랙핑크,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트와이스 등이 경쟁 후보로 나섰지만 결국 정점에는 BTS가 오른 것이다.
이날 BTS의 수상은 한국 가수 최초로 해외 월드컵 개막식에서 직접 부른 공식 주제가를 선보인 정국의 공연과 함께 더욱 주목받았다. 정국은 이날 AMA 시상식 3시간 전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 무대에서 카타르 대표 가수 파하드 알 쿠바이시와 함께 ‘드리머스(Dreamers)’를 열창했다. 이 곡은 올해 카타르 월드컵이 공개한 네 번째 공식 주제가. 지난 19일 정국이 불러 발매했고, 공개 13시간 만에 전 세계 102개 국가 아이튠스 톱 송 차트 1위를 차지했다. 개막식 공연 직후 피파(FIFA) 측이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정국 공연 어땠어?”라며 올린 게시물에는 12시간 만에 좋아요 122만개와 댓글 3만8000여 개 이상이 달렸다. 댓글 대부분이 “환상적이었다” 등 전 세계 아미(Army·BTS 팬)가 남긴 호평이었지만, “왜 K팝 가수가 중동에서 최초로 열리는 월드컵 개막식에 서냐”는 의문 섞인 반응도 있었다.
김도헌 음악평론가는 “K팝 팬덤은 전 세계 다양한 팬들이 있고, 인권 문제 등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어왔다”면서 “올해 포용성과 다양성을 모토로 내건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피파와 카타르로선 최적의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