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데뷔 32주년을 맞은‘빛과 소금’멤버 박성식(왼쪽), 장기호. /오종찬 기자

“나는 왜 90년대에 태어났나, 아쉬웠죠. 최근 유튜브로 빛과소금 음악에 푹 빠져서. 새 앨범 나와 정말 기쁩니다.”

요즘 음악 플랫폼 ‘빛과 소금’ 앨범 소개 페이지마다 달리는 댓글이다. 1990년 데뷔, 1996년 5집 ‘천국으로’ 이후 신곡이 없던 듀오. 그럼에도 요즘 세대가 찾아 듣던 이들. 활동은 멈췄어도, 이들의 음악은 세월에 흘러가지 않았다.

그런 빛과소금이 최근 26년 만에 6집 ‘히어 위 고’로 돌아왔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작업실에서 만난 멤버 장기호, 박성식은 “우리를 다시 불러온 것도 젊은 층의 호응”이라고 했다. “본래 재작년 데뷔 30주년 음원 한 두어곡만 내려 했지만, 역주행 인기가 큰데 정규를 왜 안 내냐 주변 만류가 컸어요.(박성식)” “2019년 서울레코드페어 팬사인회 때도 온 사람 8할이 20대라 깜짝 놀랐죠.(장기호)”

젊은층이 특히 푹 빠진 곡은 1988년 동명 드라마 수록곡에 쓰인 ‘샴푸의 요정’. 이승철, 김진표, 정기고, 딕펑스, 도시(Dosii), 아이돌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도 리메이크했다. “사실 전 성인 취향으로 쓴 곡인데 아이돌도 부를 수 있구나, 인상적이었죠.(장기호)”

두 사람은 이밖에도 다수의 유명곡을 썼다. 박성식은 김현식에게 ‘비처럼 음악처럼’을 줬고, 장기호는 1990년부터 현재까지 MBC 라디오에 쓰이는 로고송이자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의 과거 자택 지하 녹음실에서 녹음한” ‘잠깐만’을 썼다. “이게 가요였으면 아마 저작권료로 빌딩 샀을 텐데. 하하.(장기호)

스스로 꼽은 인기 비결은 ‘시티팝’ 장르의 재유행, 그리고 “찾아 듣는 음원의 시대가 된 것”. “요즘 친구들은 ‘디깅(Digging)’이라며 좋아하는 걸 골라 들어요. 그렇게 우리도 발굴된 거죠.(박성식)”

‘LP의 재유행’도 큰 몫을 했다. 절판된 이들의 데뷔 앨범 LP는 2030세대 수집가 사이 300만원을 호가한다. 정작 멤버들은 “이사 갈 때 다 버렸다. 고물상 주인이 수지 맞았을 거다. 이번 6집 LP는 꼭 소장할 것”이라며 웃었다.

“과거에는 혹평받았다”고도 고백했다. “변진섭, 이문세, 신승훈 등 발라드 시대에 밀렸고, 봄여름가을겨울에 비해 록 성향도 약하다 평 받았죠.(박성식)” “앨범 내는 족족 연예부 기자들이 ‘대중성 떨어진다’고 했죠.(장기호)” 그럼에도 “우리만의 스타일을 지켜온 게 지금의 결과가 됐다”고 했다.

이번 6집, 10개의 수록곡도 자신들만의 유려한 선율로 채웠다. 각자 쓴 더블 타이틀곡 중 장기호의 ‘블루스카이’는 세련되면서도 꽉 찬 화성 작곡으로 청량감을 살렸고, 박성식의 ‘오늘까지만’은 재즈풍으로 끈적한 알앤비 선율을 풀어냈다.

특히 영어버전으로도 실은 ‘블루스카이’ 뮤직비디오에는 각국 MZ세대 팬의 “노래가 좋다”는 영어 댓글이 달리고 있다. 이 곡을 지난 1일 방탄소년단 리더 RM이 소셜미디어에 소개하면서다. 빛과소금 멤버들이 말했다. “히어 위 고. 앨범명처럼 우리 음악, 이제 다시 시작인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