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수·구창모

“정말 듣고 싶었다.”

30일 송골매 리더 배철수(69), 리드보컬 구창모(68)의 공연 소식에 쏟아진 반응이다. 이들은 오는 9월 11·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공연한다. 구창모가 1984년 4집 활동 직전 송골매를 떠난 지 38년 만. 이후 전국 투어와 해외 공연도 열 계획이다. 다만 이 투어가 “‘송골매’ 이름으로 서는 마지막 무대’”라 했다.

두 사람 외 1·2집 원년 멤버 참여는 아직 미정. 그럼에도 벌써부터 “송골매의 진가를 돌아볼 공연”이란 평이 나온다. 한국대중음악사에 큰 획을 그은 송골매 전성기의 쌍두마차가 재결합했기 때문이다. 임진모 평론가는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가 만나야 ‘비틀스’고, 믹 재거와 키스 리처드가 만나야 ‘롤링스톤스’이듯 배철수, 구창모가 만나야만 ‘송골매’”라고 했다.

◇캠퍼스 사운드의 전설

송골매는 특히 “1970~1980년대 산울림과 함께 대학가 밴드 음악 전성기를 연 양대 산맥”으로 평가받는다. 출발부터 캠퍼스 밴드였다. 배철수와 그가 속했던 한국항공대 록 밴드 동아리 ‘활주로(런웨이)’ 후배들을 주축으로 1979년 결성됐다. 송골매 이름도 항공대 상징 동물을 딴 것. 이들이 1978년 ‘TBC 해변가요제’ 인기상(3등)을 탄 곡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는 이듬해 발매된 송골매 1집에도 실렸다.

1980년대를 풍미한 록밴드‘송골매’. 왼쪽 둘째가 배철수, 셋째가 구창모다.

이후 군입대 등을 이유로 대다수 멤버가 탈퇴하자 배철수는 해변가요제에서 ‘구름과 나’로 우수상(2등)을 탔던 밴드 ‘블랙테트라(검은 열대어)’를 떠올렸다. 이 시점에 김정선(기타)과 함께 영입돼 배철수로부터 리드보컬을 넘겨받은 인물이 구창모였다. 이들을 포함해 6인조로 재편한 송골매는 1982년 2집으로 큰 인기를 얻는다. 특히 구창모가 작사·작곡한 2집 타이틀곡 ‘어쩌다 마주친 그대’는 가요톱10 5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역시 2집 수록곡 ‘모두 다 사랑하리’는 한류란 표현이 아직 등장하기 전, 1983년 3월 일본 동경가요제 심사위원상을 탔다.

송골매는 특히 ‘청춘의 상징’이자 캠퍼스 밴드 음악을 안방에 안착시킨 팀이었다. 당시 가족이 즐겨 보던 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는 조용필, 청년 문화를 대표했던 MBC ‘영11′, KBS ‘젊음의 행진’은 송골매가 마지막 순서를 자주 장식했다. 1983년 젊음의 행진 생방송 도중 유선 기타와 마이크 전류에 배철수가 감전되어 실려갔던 사건은 지금도 오르내린다.

하지만 1990년 9집을 마지막으로 송골매는 긴 휴식에 들어갔다. 원년 멤버 이봉환(키보드), 김정선 등이 2010년 송골매 공연을 열었지만, 배철수와 구창모가 빠져 크게 주목받진 못했다. 이후 배철수는 ‘배철수 음악캠프’ 라디오DJ로, 구창모는 솔로 가수와 사업 활동에 주력했다.

◇그때 그 연주 가능할까

다시 돌아온 송골매는 어떤 음악을 들려줄까. 평론가들이 입을 모아 으뜸 꼽는 곡은 단연 ‘어쩌다 마주친 그대’다. 한국 가요사에서도 손꼽히는 이 곡의 베이스 리프(반복되는 연주 구간)가 들리자마자 공연장이 뒤집어질 거란 예측이다.

이 밖에도 송골매 전신 활주로와 블랙테트라의 곡, 탁월한 싱어송라이터였던 구창모 솔로곡 ‘희나리’,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등도 공연을 풍성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밴드 ‘빛과 소금’의 장기호씨는 ‘작은 거인’ 김수철씨가 송골매에 준 곡 ‘모두 다 사랑하리(2집)’를 꼽으며 “음악성과 대중성 양면을 겸비한 명곡 중 명곡으로, 꼭 연주돼야 한다”고 했다. ‘한국 팝의 고고학’ 저자 신현준 성공회대 교수는 “활주로 8기 출신들인 이응수와 라원주가 각각 작사, 작곡을 맡은 곡이 송골매 매력을 제대로 느낄 곡”이라며 ‘세상만사(1집)’ ‘하늘나라 우리님(5집)’ 등을 꼽았다.

공연 성공의 핵심에는 “1970년대 대학생 밴드 느낌이 묻어나는 그때 그 시절 송골매 연주의 재현이 가능할까”가 있다. 박준흠 평론가는 “원년 멤버와 세션은 연주에 부담 느낄 나이고, 젊은 세션은 실력은 좋지만 과거 느낌을 살리기 어렵다는 게 딜레마일 것”이라고 했다.

배철수와 구창모는 현재 공연 연습에 돌입했다. 배철수는 “공백기가 긴 만큼 많은 관객들의 호응을 받을 수 있을지 염려도 컸다. 무대에 오르겠다고 결단한 건 오로지 송골매 음악을 사랑해준 팬들을 위해서다. 최선을 다해 좋은 무대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구창모는 “2시간 넘게 연속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요즘 체력 단련도 열심히 한다. 다시 한번 송골매로 무대에 서게 돼 대단히 설레고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