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하다 보면 아무리 달래도 아기가 울음을 그치지 않는 경우가 있어요. 밤에 아기가 운다고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있고, 너무 많이 울어서 아픈 곳을 찾아달라며 소아과 외래에 오기도 하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아기를 데리고 병원에 들어서면 아기는 언제 그랬냐는 듯 방긋 웃어서 부모 마음이 허탈할 때가 있어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기들은 생후 6주까지는 하루 평균 117~133분 울고, 생후 10~12주가 되면 평균 68분 정도 운다고 해요. 생후 2주쯤에 제일 많이 울기 시작해서 2개월쯤 최고조에 달하죠. 4~5개월이 되면 덜 울게 되고요.

대다수의 아이는 늦은 오후나 저녁에 더 많이 우는 특징이 있어서, 낮에 방긋방긋 잘 웃던 아기가 갑자기 밤에 울 수도 있어요. 평균보다 덜 우는 아기들도 있지만, 더 많이 우는 아기들은 하루에 최대 5시간까지 울기도 해요. 우는 시간의 정도 차이는 있지만 아기들은 다 비슷한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생후 4개월이 넘어가면 육아가 수월해져요.

아기들은 배가 고파도 울고, 배가 불러도 울어요. 체온 조절이 미숙하기 때문에 실내 온도가 높거나 춥다고 느껴져도 울 수 있고, 피곤하거나 불안해도 울어요. 기저귀가 젖어 불편하거나 지루해서 안아달라고 울기도 하고, 아기는 빨면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쪽쪽이가 필요해서 울기도 해요. 때로는 명백한 이유 없이 그냥 울기도 해요.

백정현 우리아이들병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이런 이유 없는 반복적이고 과도한 울음을 의학적으로는 영아 산통이라고 하는데요. 영아 산통은 일주일에 3일 이상, 하루 3시간 이상 우는 행위가 3주 넘게 지속되는 것으로 정의해요.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아기들은 체중도 잘 늘고 건강하고 잘 먹지만, 울 때 달래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어요.

신생아의 25% 정도가 앓는다는 영아 산통은 생후 6주쯤 가장 흔하고, 생후 4개월에 좋아져요. 영아 산통은 하루 중 언제라도 생길 수 있지만 주로 오후 6시에서 자정 사이에 흔히 발생하는데요. 아기가 다리를 위로 당기고, 얼굴이 붉어지고, 아파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요.

이때 아기의 복부를 부드럽게 문지르고 다리를 움직여 장의 움직임을 도와주거나, 동네 산책을 시켜주며 아기의 마음을 달래주면 도움이 돼요.

아기들은 엄마 배 속에서 지내다 세상에 나와 새로운 환경과 소리 등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겪으며 우는 것으로 표현해요. 하지만 과도한 아기의 울음은 부모들을 좌절하고 우울하게 만들 수 있는데, 이럴 때는 아기를 달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 마음의 위로도 필요하답니다. 지금 당장은 힘들더라도 생후 4개월이 되면 육아가 수월해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