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속 화제의 콘텐츠를 발굴, 해설·소개하는 조선일보 ‘왓칭’! 영화·드라마·다큐멘터리를 통해 세상을 봅니다.(www.chosun.com/watching)
조선일보 ‘왓칭’의 1월 셋째 주 추천 신작은 ①해리포터 20주년: 리턴 투 호그와트 ②더 하우스 ③내과 박원장 ④좋좋소 시즌4 입니다.
◇해리포터 20주년: 리턴 투 호그와트
30대인 기자는 중·고등학교 시절 주기적으로 서점을 찾았다. 해리포터 시리즈 신간을 찾기 위해서. 해리포터 시리즈 영화가 개봉할 때면 늘 극장을 찾았고, 나이 든 지금도 크리스마스 땐 꼭 이 영화들을 찾아 몰아본다.
이와 유사한 경험을 가진 ‘호그와트 팬’들이라면 환호성 지를 일이 생겼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해리포터 영화 시리즈 속 주인공들을 한데 모아 찍은 다큐멘터리가 공개된 것. 해외 OTT ‘HBO맥스’에서 새해 첫날 공개됐을 땐 열흘 넘게 플랫폼 내 글로벌 영상 순위 1위를 기록했다. 국내 OTT 중에선 웨이브가 독점 공개했다.
이야기의 시작은 해리포터 출연진 앞으로 온 호그와트 마법학교 초대장이다. ‘런던 헌책방에 있는 에마 왓슨(헤르미온느)’ ‘꽉 막힌 도로 택시 위의 매슈 루이스(네빌)’ ‘첼시 커피숍의 로비 콜트레인(해그리드)’ 등. 제각각 위치로 발송된 초대장이지만 받은 이들이 모인 곳은 동일하다. 런던 킹스크로스역 9와 3/4 승강장.
시리즈의 가장 첫 편 ‘마법사의 돌’이 개봉했던게 2001년이다. 그만큼 훌쩍 자란 출연진들의 모습은 어딘가 낯설면서도 반갑기 그지없다. 연출 역시 그 시절을 천연덕스럽게 재연한다. 출연진들이 읽는 예언자일보, 호그와트로 향하는 열차 속 재회 등. 마치 헤어진 연인의 아련한 문자처럼 끊임없이 과거를 현재로 불러온다.
여기에 신이 난 주인공들이 수다쟁이처럼 촬영 비하인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이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관객 뿐 아니라 배우들 또한 ‘호그와트’를 진하게 사랑했음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해리포터의 시리즈 종결이 아쉬웠던 팬들에게는 새해 선물 같이 느껴질 다큐.
개요 미국 l 다큐멘터리 l 2022 l 1시간 43분
등급 전체 관람가
평점 로튼토마토🍅96%, IMDb⭐8.1/10
◇더 하우스
눈 앞에서 인형극을 보는 듯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한 채의 집, 이곳에 살다 떠난 가난한 가족, 그 빈자리를 차례로 채운 의인화된 쥐와 고양이가 겪는 초현실적인 세 가지 스토리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엮었다.
펠트공예 같은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외관은 퍽 아기자기하지만, 속내는 결코 귀엽지 않다. 공짜 집을 얻지만 점차 집을 꾸미는데만 집착해 소중한 것을 잃어가는 인간 가족들. 이들의 빈 자리를 대신하러 온 부동산 개발업자 쥐는 헐값에 사들인 집을 비싸게 파는데만 몰두한다. 돌고돌아 마지막으로 이사온 고양이에게도 집은 보금자리가 아닌 소유하는 것일 뿐. 덕분에 고양이는 낡은 집을 뜯어고치고, 세입자에게 월세를 받으려 고군분투하느라 매일이 불행하다.
집은 마음의 안식처(home)지 탐욕의 대상인 재산이자 부동산(house)이 아니라는 교훈을 블랙코미디로 풀어냈다. 생각할 거리를 계속 던져주는 영화가 좋다면 추천. 다만 아이와 함께 볼 애니메이션을 기대한다면 비추천이다. 내용은 교훈적이지만 상당수 장면이 기괴한 편이다. 특히 벌레가 한가득 나오는 장면은 애니메이션인데도 섬찟할 정도다.
독립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업계 대표 주자로 불리는 에마 더스바프, 마르크 제임스 룰스, 니키 린드로트 폰 바르, 팔로마 바에자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제작은 넥서스 스튜디오.
개요 미국 l 애니메이션, 블랙코미디 l 2022 l 1시간 37분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평점 로튼토마토🍅96%, IMDb⭐7/10
◇내과 박원장
한때 맹모삼천지교에 푹 빠진 ‘강남 돼지 엄마’들에게 대학은 딱 두 종류 뿐이었다. 서울대 혹은 의대. 그만큼 ‘의사’라는 직업은 모두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이 드라마는 이런 환상을 와장창 깬다. 주인공 박원장(배우 이서진)은 의학드라마 속 사람 살리는 의사의 모습에 반해 3수 끝에 의대를 간 인물. 길고 힘든 공부를 마치느라 대머리까지 됐지만 의사만 되면 장밋빛 미래가 펼쳐지리라 믿었다. 하지만 초짜 내과 개원의가 된 현실은 막대한 건물비 대출과 환자가 없어 매일 쌓이는 적자 뿐. 급기야 동료 개업의들에게 적자 탈출 노하우 전수를 읍소하는데 한 마디가 돌아온다. “미용 시술을 해야 돈이 붙지.” ‘난 내과인데’란 고뇌에 차서 귀가한 박원장을 반기는 건 다발로 날아온 카드값 고지서다.
짠내나는 박 원장의 일상을 보면 ‘요즘 의사도 그냥 자영업자’란 말이 실감난다. 덕분에 원작인 웹툰과 함께 ‘하이퍼리얼리즘(극사실주의)’ 작품이란 별명도 얻었다. 에피소드마다 얼마나 리얼했으면 한 유명 수험생 카페에 이런 시청 소감도 올라왔다. “아, 의대 붙었는데 현타오네요.”
멋진 왕, 혹은 실장님 이미지를 훌훌 벗어던진 이서진의 ‘대머리’ 분장 연기도 짠내를 더한다.
개요 한국 l 드라마 l 2022 l 12부작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좋좋소 시즌4
이 드라마는 시즌 1 때부터 취업자들 사이 이렇게 불렸다. “PTSD(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유발 드라마.” 또 다른 별명은 ‘중소기업 버전 미생’이다.
제목은 중소기업을 낮잡아 부르는 비속어 ‘X소기업’에서 따온 것. 그만큼 중소기업의 현실이 형편없기 짝이 없다는 걸 반복해 보여준다. 예컨대 열악한 처우에 이직 혹은 퇴직으로 탈주한 직원들의 명패가 사무실 곳곳 방치돼 있고, 회사 과장도, 이사도 면접일을 모른다는 식이다. 특히 사장의 기분에 따라 면접과 인사고과가 좌지우지 되고, 업무용 PC는 수일째 고장 상태. 여기에 깔린 업무용 소프트웨어는 하나같이 정품 아닌 불법 복제품이다.
시즌 1~3 때 29세 사회초년생인 주인공 조충범의 중소기업 ‘정승네트워크’ 입사기를 그렸다면, 이번 시즌에는 새 기업 ‘백인터내셔널’이 등장한다. 이 두 기업이 조충범을 데려가려는 영입전쟁을 벌이는 과정을 다룬다.
장면들이 하나같이 실제 중소기업 취업자들의 생활담과 똑 닮은 건 여전하다. 어디서 그런 거만 죽어라 수집해서 쓴 드라마 아닐까 의심 들 정도. 덕분에 드라마 장르인데 ‘페이크 다큐’ 같이 보게 된다.
개요 l 한국 l 웹드라마, 블랙코미디 l 2022 l 시즌 4개
등급 전체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