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세 노인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100세 노인’(동양북스)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중 한 사람인 에디 제이쿠가 쓴 회고록이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가 유대인을 학살하기 위해 만들었던 폴란드의 강제수용소다. 1920년생인 그는 19살이던 1938년부터 1945년까지 약 7년 동안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프랑스 그리고 폴란드에 있는 여러 수용소를 전전하면서 수십 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

천신만고 끝에 탈출해서 가족들과 상봉하고 짧은 시간 동안 숨어 살기도 하지만, 이웃의 밀고로 다시 체포돼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인간 이하의 생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인간의 존엄성을 박탈당하면서 날마다 모멸감을 느꼈던 하루하루가 책 안에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부모를 가스실에서 잃고, 수용소 안에서 나치 간수가 되어 있는 대학 동기를 만나고,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한 후 민가에서 도움을 청하다 다리에 총을 맞고, 친구와 동료가 날마다 죽어나가고, 부모를 학살한 자들을 위해서 중노동을 하는 등의 이야기가 실렸다.

"포기하면 그걸로 모든 게 끝이다. 삶이라는 끈을 놓아버리면, 나라는 사람이 더 이상 살 가치가 없다고 느끼면, 오래 버티지 못한다. 나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몇 번이고 말했다. '에디, 지금 포기하면 안 돼. 하루만 더 버텨보자. 하루만.'"

이 책은 그가 100세가 되던 해인 지난해에 출간된 후 호주 아마존 1위에 올랐다. 미국·영국 등에서도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오르면서 전 세계 37개국에 판권이 수출됐다. 그는 올해 10월 시드니에서 세상과 작별했다.

저자는 참혹한 일을 겪은 사람답지 않게 스스로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불운이 오더라도 자신의 삶을 사랑해보세요"라며 삶을 긍정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오늘 집에 가서 당신의 어머니를 꼭 안아주세요' '내가 누군가에게 베푼 작은 친절이 그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등 하루하루를 충만하게 살아가는 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책의 가장 앞머리에서 무명작가의 글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뒤에서 걷지 마세요. 이끌고 싶지 않아요. 앞에서도 걷지 마세요. 따라가고 싶지 않아요. 나란히 함께 걸으며 친구가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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