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잃은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전직 경찰 구경이(배우 이영애)가 보험사기조사반과 함께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범 K(김혜준)를 쫓는 드라마.
방구석 히키코모리의 트레이드 마크인 떡진 머리, 그 주위 기름기를 찾아맴도는 날파리와 이들을 쫓는 멍한 눈, 목 늘어난 티셔츠 위 가득한 음식물 자국들. 배우 이영애가 드라마 ‘구경이’에서 선보인 파격적인 폐인 차림이다. 대장금, 친절한 금자씨 등 전성기 작품에서는 절대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이다. 직전 출연했던 영화 ‘나를 찾아줘’에서 실종된 아들을 찾는 엄마 역할을 연기할 때도 이 정도까지 작정하고 망가지진 않았다.
원인은 작중 배역 ‘구경이’의 과거 행적에 있다. 구경이는 한 때 잘나가는 경찰이었다. 하지만 남편이 교사로 근무하던 학교의 살인사건을 조사하며 모든 것이 변했다. 자신을 범인으로 의심하는 구경이의 추궁 이후 남편이 극단적 선택을 해버린 것. 이에 대한 죄책감에 구경이는 경찰을 그만두고, 집 안에 틀어박힌 게임 폐인이 된다. 이런 구경이를 다시 세상 밖으로 끌어낸 건 경찰 시절 후배이자 현직 보험조사원인 나제희(곽선영)다. 그녀가 ‘최신형 컴퓨터’를 미끼로 해결해달라며 들고 온 사건들에서 구경이는 연쇄살인범 ‘K’의 흔적을 찾아낸다. 그리고 K를 조사할수록 구경이는 이 연쇄살인범이 자신의 남편 죽음과도 연관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예쁜 것과 연기력이 꼭 반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영애의 망가진 구경이의 모습은 분명 연기력에 보탬이 됐다. 그녀가 게임에 죽고 못 사는 폐인과 깔끔한 제복차림의 냉철한 경찰 사이를 오갈 때마다 드라마에 대한 몰입감이 대폭 상승한다. 이영애의 카운터파트로 나선 김혜준도 직전 대표작 ‘킹덤’ 때 쏟아졌던 연기 혹평을 말끔히 물리친 듯 하다. 겉보기에는 발랄한 여대생, 실상은 연극 대본에 맞춘 살인 수법으로 죄 지은 자들만 골라 죽이는 싸이코 살인범 K의 이중성을 잘 살렸다. 구경이를 돕는 게임 파티원 산타(백성철), 보험사기조사반 직원 경수(조현철) 등 감초 캐릭터들의 재미도 쏠쏠하다. 다만 각 캐릭터 성격을 부각시키려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설정들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부분은 다소 아쉽다.
개요 l 한국 l 드라마, 추리, 스릴러 l 시즌1개(12부작)
등급 15세 관람가
특징 금자씨, 대장금에서 360도 변신한 이영애표 폐인 연기
평점 ⭐IMDb 7.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