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미국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를 지닌 그래미상에 2년 연속 후보로 지명됐다. 그러나 기대했던 본상 4개 부문 후보에는 이번에도 지명되지 못했다.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23일(현지시각) 제64회 그래미상 총 86부문 후보를 생중계 형식으로 발표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7월 발표한 ‘버터’로 작년에 이어 두 번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다. 지난해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수상했던 이 부문에 올해는 토니 베넷과 저스틴 비버, 베니 블랑코, 콜드플레이, 도자 캣과 시저, 레이디 가가가 함께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방탄소년단 지민은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신 아미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국 대중음악인 중에는 음악 프로듀서 겸 아티스트인 이스케이프드림(본명 최진열)도 ‘베스트 리믹스드 레코딩’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대상 격인 ‘올해의 레코드’ 부문에는 40년 만에 돌아온 ‘아바’, 애니메이션 ‘소울’의 작곡가이자 재즈 가수 존 바티스트, 저스틴 비버, 실크 소닉, 빌리 아일리시, 릴 나스 엑스 등 10명이 올랐다. 1972년에 데뷔해 댄싱퀸⋅맘마미아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스웨덴 출신 그룹 ‘아바’의 그래미 후보 지명은 이번이 처음이다.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방탄소년단과 1위를 두고 경쟁했던 올리비아 로드리고는 ‘올해의 레코드’ 등 본상 4개 부문을 비롯해 총 7부문에 지명됐다. 최다 노미네이트된 아티스트는 존 바티스트로 11부문이었다.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는 “그래미는 미 대중음악계 출신이 아닌 비(非)영어권 팝아티스트에게 특히 폐쇄적”이라면서 “작년에 BTS가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아시아 음악인으로는 처음이었다. 2년 연속 지명된 것도 놀라운 성과”라고 했다.
AP통신은 이를 두고 “BTS가 퇴짜를 맞았다”고 했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글로벌 팝 돌풍 BTS가 블록버스터급 한 해를 보냈음에도 1개 부문 후보에만 지명됐다”고 보도했다.
트위터에서는 ‘#Scammys’(Scam+grammys)라는 해시태그를 단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방탄소년단 팬은 “레코딩 아카데미의 판단 근거는 도대체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그래미상은?
미국 양대 음악상 중 지난 21일 방탄소년단에 대상 격인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를 안겨준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는 2006년부터 대중 투표로, 그래미상은 음악 업계 종사자들로 이뤄진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로 후보와 수상자를 뽑는다.
1959년부터 그래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많지 않다.
가수·작곡가·프로듀서 등 미국에서 일정 기간 음반을 낸 적 있는 음악 업계 종사자 중 추천을 받아 회원으로 선정한다. 백인 남성이 대다수로 알려져 있으며, 그래서인지 늘 ‘화이트 그래미(백인만 좋아하는 그래미)’ 논란이 나온다.
한국인 중에는 방탄소년단과 팝페라 가수 임형주가 투표 회원, 방시혁이 전문가 회원이다. 올해 투표 회원은 1만1000여 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