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대통령 선거를 4개월 앞둔 시점,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정치 풍자 드라마가 나왔다. 웨이브 오리지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는 정권 말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된 사격 선수 출신 정치인 이정은과 그녀의 남편이자 진보 논객인 김성남 평론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블랙코미디 드라마이다.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로 군에 자원 입대해 앙골라·자이툰 파병까지 다녀온 ‘호국의 아이콘’ 정은. ‘사격계 김연아’로 통했던 그녀는 과거 보수 정당에 영입돼 국회의원 배지까지 달았지만, 여의도에서 큰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야당 거수기 노릇이나 하다 차기 공천에서 배제된다.

웨이브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정치의 쓴맛을 보고 야인 생활을 하던 정은은 이후 정치 성향이 다른 진보 논객 성남과 사랑에 빠져 결혼에 골인한다. 한 때 ‘나꼼수’와 어깨를 나란히 했으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도 호형호제했던 스타 논객 성남의 응원과 지지 속에서 정은은 진보 정권 말기 문체부 장관에 전격 임명된다. 그녀의 역점 사업은 바로 ‘문화예술계 전반에 걸친 / 각종 폭력 및 부정행위를 / 바로잡기 위한 / 체육문화인 비리수사처’, 이른바 ‘체수처’(공수처 아님) 설치다.

1화부터 예사롭지 않다. 대한민국 입법·행정부의 ‘비문명적 일상’이 우스꽝스럽게 펼쳐진다. ‘체수처 / 설립 준비단 / 설치를 위한 / 자문위원회 / 출범식’ 같은 거추장스러운 방만 행정, 국민 세금 들여 끊임 없이 찍고 있는 의미도 감동도 없는 ‘장관 브이로그’ 같은 설정이 디테일하다. ‘낙하산 어공(어쩌다 공무원)’ 장관이 없는 자리에서는 정은을 ‘아줌마’라고 부르는, 행시 출신 ‘늘공’ 관료들의 능글 맞은 연기도 인상적이다.

드라마는 어느 날 정은의 남편 성남이 괴한에 납치되고, 그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일주일을 그렸다. 좌충우돌 하던 정은은 그 사이 예기치 않게 ‘대선 잠룡’으로 우뚝 서고 만다. 장관 역할을 맡은 배우 김성령씨는 수영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최윤희 전 문체부 차관을 참고해 연기했다고 한다. 다른 작품에서 종종 보여줬던 ‘50대 파워 우먼’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시나리오 자체에 위트가 넘친다. 평소 종편 채널 시사 프로그램을 즐겨 본 시청자라면 좋아할 드라마다. 시사 예능 ‘강적들’ 진행자로 활약하고 있는 동생 김성경씨와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다.

웨이브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개요 정치 풍자 드라마 l 한국 l 2021 l 12화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특징 정치의 계절, 맞춤형 블랙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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