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남자 가수 ‘위켄드’가 ‘그래미어워즈’에서 받은 설움을 ‘빌보드뮤직어워즈(BBMA)’에서 풀었다.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극장에서 열린 BBMA에서 BTS는 ‘톱 셀링 송’ 등 4개 부문을, 위켄드는 대상 격인 ‘톱 아티스트’를 비롯해 10개 부문을 수상했다. 두 아티스트 다 BBMA에서 받은 최다 수상 기록이다.
◇BTS·위켄드, 한(恨) 풀다
BBMA는 그래미, 아메리칸뮤직어워즈(AMAs)와 함께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불린다. 1990년부터 시작돼 셋 중 역사는 가장 짧지만,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상자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최근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미 시청률 면에서는 ‘AMAs’를 넘어섰다”며 “최근엔 작품성은 그래미, 대중성은 BBMA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BBMA는 K팝에 가장 호의적인 시상식이었다. BTS가 첫 미국 시상식 트로피를 거머쥔 것도 2017년 BBMA ‘톱 소셜 아티스트’상이다. 2019년에는 ‘톱 듀오 그룹상'도 받았다. 올해는 이 두 부문을 포함해 ‘톱 송 세일즈 아티스트’와 ‘톱 셀링송’까지 4개 부문 수상을 거머쥐었다. 앞서 열린 그래미에서 ‘베스트 팝 듀오 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한국 대중음악 가수 최초로 올랐으나 수상이 불발된 서러움을 푼 것이다. 팬들의 인터넷 투표로 결정되는 ‘톱 소셜 아티스트'상과 달리 ‘톱 셀링송'은 미국 내 음원 다운로드 수치 등 종합적인 것을 고려해 결정된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는 “톱 셀링송 수상은 BTS가 미국 내에서 공식적으로 상업성을 인정받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제 그래미까지 받으면 작품성과 평단의 인정을 모두 받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더 RM은 영상 수상 소감을 통해 “이런 의미 있는 타이틀의 수상자가 돼 정말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날 BTS는 신곡 ‘버터’의 첫 무대도 선보였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등장한 이들은 노래에 맞춰 팬클럽 ‘아미’를 상징하는 ‘A’ 자도 안무로 선보였다.
지난 21일 발표한 ‘버터’는 유튜브 뮤직비디오 공개 24시간 만에 1억820만 조회 수를 기록해 이 부문 역사를 새로 썼다. 이는 BTS가 지난해 8월 ‘다이너마이트’로 세웠던 자체 기록 1억110만회를 10개월 만에 새로 쓴 것이다. 또한 세계 최대 음악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발매 첫날 약 2090만 스트리밍 수를 기록해 역사상 최다 기록을 세웠다.
◇핑크·드레이크, 신(新) 전설로 등극
대상 격인 ‘톱 아티스트상’은 캐나다 출신 가수 위켄드에게 돌아갔다.
위켄드는 지난해 발매한 정규 4집 ‘애프터 아워스’로 대중의 사랑과 평단의 극찬을 모두 받았었고, 수록곡 ‘블라인딩 라이츠’는 빌보드 역사상 가장 오래 ‘핫 100’ 차트에 머문 곡이 됐지만, 앞서 열린 그래미에서는 단 한 부문에도 후보에 오르지 않아 논란이 됐었다. 이 한을 풀 듯 위켄드는 BBMA 공연 무대인 거대한 주차장에 수십대의 자동차를 거느리고 등장해 ‘세이브 유어 티어스’를 불렀다. 위켄드는 수상 소감으로 “부모님께 감사한다. 그들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다”고 말했다.
공로상 격인 ‘아이콘 어워드’는 42세의 싱어송라이터 핑크가 받았다. 이 부문 역대 최연소 수상자다. 2000년 ‘데어 유 고’로 데뷔한 그는 초기엔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의 인기에 밀리는 듯했으나, 꾸준한 음악 활동으로 롱런하며 새로운 전설로 등극했다. 이날 핑크는 딸 윌로와 함께 곡예에 가까운 무대도 선보였다.
BBMA가 10년에 한 번씩 수상하는 ‘아티스트 오브 더 데케이드’는 힙합 제왕 드레이크가 받았다. 이전 수상자는 머라이어 캐리와 에미넘이었다. 아들 아도니스와 함께 시상식 무대에 오른 드레이크는 “내가 뭘 제대로 못했는지 고민하며 셀 수 없이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오늘밤만은 내가 뭔가 제대로 해냈다는 확신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