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부터 캔버스까지 : K팝 스타들이 런던 전시를 준비한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오는 10월 런던 사치 갤러리에서 열리는 ‘스타트 아트 페어’에 그룹 ‘위너’ 소속인 송민호와 강승윤, 가수 헨리의 작품이 출품된다는 소식을 최근 전했다. 2년 전 화가로 데뷔하고 ‘오님’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송민호는 아크릴로 그린 색색의 풍선에 둘러싸인 자화상 등을 선보인다. 이번 아트페어를 통해 사진 작가로 데뷔하는 강승윤은 ‘유연’이라는 이름으로 여행 중 찍은 흑백사진을 출품한다. 헨리는 TV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보여준 ‘펜듈럼 페인팅'(공중에서 추 등으로 그리는 그림)을 낸다. 그레이 스킵위드 스타트아트페어 감독 겸 큐레이터는 “지난해 K팝이 큰 성공을 거뒀고, 영국으로 K팝 일부를 가져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화가를 겸업하는 연예인 ‘아트테이너(Art+Entertainer의 합성어)’가 속속 나오고 있다. 과거 조영남과 정미조, 최근 솔비·구혜선 등 화가를 겸임하는 연예인이 있었지만, 올해는 특히 데뷔 전시를 하는 연예인이 쏟아지고 이들의 작품이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 강남구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청담쇼룸 아틀리에’에선 ‘소의 해’를 맞아 소를 주제로 한 작품을 전시하는 ‘우행(牛行)전’ 이 열리고 있다. 참가 화가 12명 중 3명이 연예인이다. 배우 하지원과 하정우, 가수 구준엽이다. 이번 전시로 처음 화가로 데뷔한 하지원은 독창적이고 강렬한 색상과 선들로 자신의 내면을 표현했다는 평이다. 세상이 빨리 건강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린 ‘수퍼카우’ 세 점 중 한 점은 벌써 팔렸다.
아트테이너들이 최근 많아진 까닭은 먼저 전시 흥행이 보증되기 때문이다. 가수 강승윤은 “우리의 팬덤 때문에 미술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을 미술계에 많이 소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류준열이 지난해 11월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에서 사진작가로서 열었던 첫 개인전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는 방송국만큼 연예인을 자주 볼 수 있었던 전시로 눈길을 끌었다.
화가나 작가로 데뷔할 기회도 많이 주어진다. 강승윤이 사진 작가로 데뷔하게 된 건 같은 팀원 송민호와 일을 하던 갤러리의 눈에 띄어서였다. 배우 하지원도 평소 그림 그리기가 취미라는 걸 알았던 갤러리 관계자가 전시를 기획하며 제안했다. 미술업계 관계자는 “과거보다 배우나 가수들이 화가 활동을 하는 걸 업계뿐 아니라 대중도 선호하고 있다”며 “‘크로스오버(장르 넘나들기)’를 장려하는 사회 분위기가 아트테이너 수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적 재능이 서로 통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헨리는 “예술과 음악을 가능한 한 다 해보고 싶다”며 “그런 점이 이 시대를 헤쳐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송민호는 “음악은 해피엔딩이든 새드엔딩이든 명확한 결말이 있다”며 “그러나 그림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는 열린 결말 같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로 공연·방송 등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그룹 ‘레드벨벳’ 멤버 슬기도 인스타그램에 습작들을 올리기 시작했다. 가요계 관계자는 “연예인들은 코로나 시대에 특히 더 밖을 못 나가니 집에서 작품 활동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