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 ‘다 5 블러드’
통쾌한데 찜찜하다. 재미는 있는데 눈에 거슬린다. 그러나 귓가에 음악은 맴돈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음악상 후보에 오른 스파이크 리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다 5 블러드(Da 5 Bloods)’다.
기본적인 영화 줄거리는 네 아프리카계 미국인 참전 용사가 분대장의 유해와 숨겨둔 황금을 찾아 베트남 정글로 들어간다는 것. 데니 빌슨과 폴 드 메오가 쓴 원작 ‘더 라스트 투어’는 원래 참전 용사들이 베트남으로 돌아가 황금을 찾는 줄거리였고, 올리버 스톤 감독이 연출할 예정이었지만, 스파이크 리가 감독을 맡으면서 흑인 인권 영화로 탈바꿈했다.
스파이크 리는 영화에서 화면 비율의 변화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배우들이 흑인 인권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 추가 설명이 필요한 장면이 있으면 고등학교 선생님처럼 대놓고 시청각 자료를 보여준다. 노골적이라 오히려 유쾌하다. 마틴 루서 킹부터 최근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까지 다루니 한 번에 미국 흑인 인권 역사 공부도 된다.
그러나 스토리가 부실하고 개연성이 부족하다. 영화에 나오는 동양인 캐릭터는 평면적이고 편견이 가득해 거북하게 다가온다. 이 모든 단점을 훌륭하게 포장하는 게 음악. 미국 재즈계의 거장 테렌스 블랜차드의 작품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이 영화로 델리오 린도(폴 역)는 최근 전미비평가협회 남우주연상을, 채드윅 보즈먼(노먼 역)은 새틀라이트상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영화 - ‘노매드랜드’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노매드랜드’와 ‘미나리’는 어떤 의미에서 지극히 대조적인 영화다. ‘미나리’가 1980년대 미 남부에 뿌리 내리기 위해 분투하는 한인 가정의 정착기를 그렸다면, ‘노매드랜드’는 2008년 금융 위기로 삶의 터전이 뿌리째 뽑힌 미 중하층의 유랑기를 담았다. 사회 변화상을 추적한 르포에 가까웠던 원작과는 달리, 영화는 한 편의 유려한 서정시로 탈바꿈시켰다. 세계 영화제에서 이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한 이면에는 ‘고용 증가 없는 경기 회복’이라는 미국 사회의 고민이 숨어 있을 것이다.
클래식 - 서울시향
서울시향 음악감독인 지휘자 오스모 벤스케(68)가 돌아왔다. 15~1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과 함께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1번을 들려준다. 핀란드 출신의 벤스케는 미네소타 오케스트라와 함께 시벨리우스 교향곡을 녹음해서 그래미상 교향악 부문 최고상을 받으며 격찬받았다. 이틀 공연에서 버르토크의 ‘춤 모음곡’과 외트뵈시의 ‘말하는 드럼’을 곁들인다. 2019년 제네바 콩쿠르 우승자인 타악기 연주자 박혜지가 외트뵈시의 곡을 협연한다. 벤스케와 서울시향은 21~22일에도 롯데콘서트홀에서 베토벤 교향곡 1번을 연주한다.
연극 - ‘양갈래머리와 아이엠에프’
아파트 주민들의 갑질로 궁지에 몰린 경비원 김씨는 IMF 외환 위기 때 실직한 뒤 줄곧 되는 일이 없다. 남편이 실직하자 엄마는 콜라텍 주방 일을 하더니 어느 날 갑자기 머리를 양갈래로 땋기 시작한다. 그날부터 엄마는 행복했던 학창 시절과 IMF의 아픈 기억만을 오가며 살아간다. ‘광주리를 이고 나가시네요, 또’와 ‘텍사스 고모’의 극작가 윤미현이 소외된 자의 고통과 어두운 사회의 이면을 또 능청스러운 웃음으로 풀어낸다. 이영석 홍윤희 이호성 등 출연. 2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뮤지컬 - ‘포미니츠’
사각의 링 같은 무대에 피아노 한 대만 놓여 있다. 60년 넘게 재소자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온 크뤼거는 어느 봄, 살인죄로 복역 중인 제니를 만난다. 사납고 폭력적이지만 피아노 천재다. 크뤼거는 제니를 피아노 콘테스트에 내보내면서 자신의 과거와 마주한다. 독일 영화가 원작인 이 창작 뮤지컬은 회전 무대와 영상을 효과적으로 썼다. 제목은 ‘4분’이라는 뜻. 제니가 피아노를 타악기나 현악기처럼 연주할 때 에너지가 폭발한다. 김선경 김선영 김환희 김수하 출연. 5월 23일까지 정동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