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기증을 받아 지난해 ‘자발적 비혼모’가 된 방송인 사유리(41)가 KBS 육아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두고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사유리의 출연을 중단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온 반면, “아빠 역할까지 해내는 사유리가 진정한 수퍼맨”이라는 응원도 나온다.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가 일본의 한 정자은행에서 보관돼 있던 남성의 정자를 기증 받아, 지난해 11월 4일 일본에서 아들을 출산했다. /사유리 인스타그램

지난 25일 청와대 게시판에는 ‘비혼모 출산 부추기는 (사유리의) 공중파 방영을 즉각 중단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지금 한국은 저출산 문제도 심각하지만 결혼 자체를 기피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공영방송이라도 올바른 가족관을 제시하고 결혼과 정상적인 출산을 장려하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야 하건만, 오히려 비혼모를 등장시키려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청소년들이나 청년들에게 비혼 출산이라는 비정상적인 방식이 마치 정상적인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했다. 이 청원은 올라온 지 나흘 만인 29일 오전 현재 2600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지난 23일 사유리가 생후 140여 일 된 아들 젠과 최근 ‘슈퍼맨이 돌아왔다’(슈돌) 촬영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슈돌은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 유명인사 아빠들이 48시간 육아를 전담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예능으로, 2013년 첫 방송 지난 8년간 엄마가 주 역할로 출연하는 사례는 사유리가 처음이다.

사유리의 출연 소식과 청원 내용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면서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올라오며 논쟁이 벌어졌다.

한 인터넷 카페에서는 “청원 내용이 보수적이라서 비판 받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저는 출산이 혼인과 남녀 부모로 이루어진 가정 안에서 이루어지는 게 맞는다는 생각이라, 10대들이 보고 혼인과 가정, 출산 등에 대한 인식이 이상해질까 봐 솔직히 (청원에) 공감한다”는 댓글이 달렸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서는 “아빠의 육아라는 프로그램 취지와는 다른 면이 있는 것 같다”는 의견도 올라왔다.

반면 사유리의 방송 출연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많았다. 한 지역 육아 커뮤니티에는 “다양한 가족 형태를 아직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씁쓸하고 안타깝다”는 댓글이 달렸다. 또 “아빠 역할까지 해내는 사유리가 진정한 수퍼맨인 것 같다. 훨씬 책임감 있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응원의 댓글도 있었다.

트위터에서도 “사유리가 좋은 선례를 보여서 출산율이 올라가면 좋은 것 아니냐” “정상가족이라는 기준은 누가 정하는 거냐” 등 글이 올라왔다.

일본 출신 방송인 사유리 /인스타그램

사유리는 일본의 한 정자은행에서 보관돼 있던 남성의 정자를 기증 받아, 지난해 11월 4일 일본에서 아들 젠을 출산했다. 그는 아기를 낳고 싶었지만 출산만을 위해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급하게 결혼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고심 끝에 비혼모가 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사유리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젠과의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