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 - ‘코요테’
32년을 성실히 살았다. 일만 하느라 아내에겐 나쁜 남편, 딸에겐 미운 아빠였을지 몰라도 그것마저 가족을 위한 것이라 생각했다.
지난달 CBS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공개된 드라마 ‘코요테’는 국방순찰국 연방 요원으로 일하다 은퇴한 벤이 죽은 파트너가 마치지 못한 일을 대신 해주기 위해 멕시코로 향했다가 한 소녀를 구해주면서 카르텔의 하수인 신세가 되는 이야기다.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의 제작진 미셸 맥라렌이 감독이자 책임 프로듀서로 참여하고 ‘고담’ 등에 출연한 마이클 치클리스가 주연을 맡았다. 미국·멕시코·엘살바도르 등을 오간다. 드라마 ‘나르코스’처럼 피땀 냄새가 강하게 나는 사내의 드라마다.
사람은 달도 가고 우주도 가지만 정작 지구에서는 땅에 그어진 선 하나로 싸움이 끊이질 않는다. 벤은 그 선을 지키는 게 평생 임무이던 사람이다. 동료에게도 자신 있게 말한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어. 법을 지키는 사람과 어기는 사람.”
그는 은퇴하고 나서야 이런 이분법이 삶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제목인 ‘코요테’는 국경에서 활동하는 불법 이민 브로커를 지칭한다.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멕시코는 감기에 걸린다”는 극중 멕시코 여인의 대사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국경 강화 정책을 겨냥한 듯하다. 제작진은 버려진 깡통 하나에도 긴장감을 불어넣지만, 시즌 1이어서 그런지 늘어지는 대목이 있다. 지난 10일부터 왓챠에서 독점 공개됐다. 다 보고 나면 랍스터를 못 먹게 될지도 모른다. /이혜운 기자
클래식 - ‘마음을 담은 클래식’
예술의전당은 ‘마티네 콘서트’로 불리는 오전 해설 음악회의 원조. ’11시 콘서트'와 ‘토요 콘서트’에 이어 올해 새로운 해설 음악회를 추가했다. 예술의전당 사장을 지낸 피아니스트 김용배<사진>의 해설로 매달 넷째 주 금요일에 열리는 ‘마음을 담은 클래식’. 26일 오전 11시 첫 음악회에서는 소프라노 김수연, 메조소프라노 김선정이 베르디·푸치니의 오페라 아리아를 부른다. 피아니스트 김윤경은 멘델스존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한다. 이택주의 지휘로 KT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영화 - ‘퍼펙트 케어’
영화 ‘나를 찾아줘’에서 결혼 5주년을 앞두고 감쪽같이 종적을 감추는 아내 역을 맡았던 배우 로자먼드 파이크. 이번 영화에서는 부유하지만 홀로 사는 노인들의 법적 보호자로 등록한 뒤 재산을 몽땅 털어먹는 사기꾼 역을 맡았다. 여느 때처럼 평범하게 보이는 할머니를 노렸는데, 알고 보니 무시무시한 마피아의 어머니였다는 흥미로운 설정에서 출발하는 스릴러물.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135㎝의 단신(短身)에도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배우 피터 딘클리지가 마피아 역을 맡았다. 두 배우의 연기 대결이야말로 영화의 숨은 재미다.
전시 - ‘한국 전설의 추상회화’
한국 추상미술 대표 주자를 묶은 기획전 ‘한국 전설의 추상회화’가 서울 관훈동 노화랑에서 3월 6일까지 열린다. 참여 작가는 김환기·윤형근 등 작고 작가부터 박서보·정상화·하종현·최명영·서승원·이강소·김태호 9인이다. 출품작은 단출한 구성으로 묵직한 문인화의 기운을 풍기는 대작(大作) 위주로 선정했다. 작가당 2점씩 총 18점이 출품됐다. 이들은 한국 대표 미술 상품 단색화(單色畵) 계열 작가로 분류되기도 한다. 주최 측은 “여러 역사적 사건을 관통해온 화가들 덕에 우리 현대미술은 확장·발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연극 - ‘맥베드’
전투 중 잠시 몸을 피한 맥베드 장군이 마녀의 예언에 홀려 덩컨 왕을 살해하고 왕이 되는 줄거리는 그대로다. 형식은 새롭다. 빈 무대에 흔들리는 촛불이 있고 배우들도 촛불을 들고 나타난다. 어두운 공간에서 몸을 이용해 욕망, 죄의식, 공포, 고독 등을 표현한다. 오랜 시간 훈련한 배우들이 만드는 소리와 몸짓, 연극성이 풍요롭다. 맥베드의 이야기가 하나의 굿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심리를 압축해 표현하는 솜씨가 있는 극단 죽죽(竹竹)의 김낙형 연출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90분. 27일까지 한성대입구역 근처 여행자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