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KBS 설 특집 방영작 ‘조선팝 어게인’이 이른바 ‘왜색(倭色) 시비’에 휩싸였다. 국악에 기반을 둔 음악 프로그램을 선보인다면서 일본 전통의 성(城) 건축물 양식인 ‘천수각(天守閣)’을 닮은 전각을 무대 배경으로 띄운 것이다. 제작진 측은 “일본성을 의도적으로 카피하지는 않았음을 분명히 밝힌다”는 입장을 내놨다.
문제가 된 무대는 판소리 밴드 이날치의 신곡 ‘여보나리’ 공연이었다. 이 곡은 현전(現傳)하는 판소리 다섯마당 중 하나인 수궁가에서 가사를 따온 것이다. 수궁가엔 토끼의 간을 찾아 육지로 떠나는 별주부를 그의 처가 못 가게 말리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를 재구성한 곡이다.
이날 여보나리 공연 중에는 무대 뒤 배경 스크린에 여러 이미지가 번갈아 등장했는데, 이 중 천수각을 닮은 동양풍 건축물이 시청자들 눈에 띄었다. ‘덴슈가쿠’라고도 불리는 천수각은 2~5층을 망루 모양으로 쌓아올린 건축물로, 일본 성 특유의 건축 양식이다.
네티즌들은 배경에 나타난 건축물 외양이 천수각을 닮았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조선팝이라면서 왜성 천수각을 배경으로 하느냐” “누가 봐도 한국 전통의 성은 아니다” “NHKBS(일본 공영방송 NHK와 KBS를 합성한 단어)냐” “알고 했어도 심각하고 모르고 했어도 심각하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유튜브와 네이버·다음 등 포털에서 여보나리 동영상을 비공개로 돌렸다. 조선팝어게인 제작진은 18일 입장문을 내고 “곡의 배경으로 ‘용궁’을 구상하였고, 존재하지 않는 ‘용궁’이라는 이미지를 구현하기 위해 여러 레퍼런스와 애니메이션 등을 참고했다”며 “이런 과정을 거쳐 제작된 용궁 이미지는 상상 속의 용궁을 표현한 이미지로, 일본성을 의도적으로 카피하지는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