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인화가 장편소설 ’2061년′을 펴냈다. 27세이던 1993년 필명 이인화로 발표한 소설 ‘영원한 제국’이 100만권 이상의 베스트셀러가 됐고 29세에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가 됐던 스타 작가.

교보문고 매대 담당인 구매팀 박미옥 부장은 최근 깜짝 놀랐다. 출판사를 내고 책을 팔 수 있겠냐며 찾아온 사람이 소설가 이인화(본명 류철균·55)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신생 출판사 사장님인줄만 알았다고 한다. 출판사의 이름은 스토리프렌즈. 발행인도, 저자도, 교정도, 교열도, 편집도 한 사람이 맡은 1인 출판사다.

소설가 이인화가 장편소설 ’2061년′을 펴냈다. 27세이던 1993년 필명 이인화로 발표한 소설 ‘영원한 제국’이 100만권 이상의 베스트셀러가 됐고 29세에 이화여대 국문과 교수가 됐던 스타 작가. 하지만 2017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교수직에서 해임됐다. 그는 대중의 관심에서 사라져 있었다.

이번 소설 ’2061년′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2061년을 시간적 배경으로, 반격을 노리는 인간의 여러 세력이 인공지능 디지털 데이터의 원형인 훈민정음 해례본을 차지하기 위해 1896년의 조선으로 돌아가 격돌하는 이야기다. 그는 “한글은 가장 발달된 문자, 모든 언어가 꿈꾸는 알파벳이라고 한다. 이런 알파벳을 대영제국이나 미합중국 같은 지구 문명의 중심부가 아니라 한국인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문자학적 사치’라고 말해진다. 나의 소설은 이 ‘문자학적 사치’에 대한 탐구”라고 했다.

그는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초고를 구치소에서 지급하는 초록색 노트에 썼다고 했다. 4년간 외출을 거의 하지 않고 키보드를 두드려 지난해 10월 200자 원고지 1210매를 탈고했다. 하지만 기존 출판사는 그의 책 출판을 버거워했고, 결국 1인 출판을 결심했다. 반짝거리고 매끄러운 표지대신 백색 무광 종이를 골랐고, 본문 종이는 코팅지 대신 수수한 면지를 선택했다고 했다.

“나는 5년 전부터 외톨이가 되었다. 직장도 없어지고 사람들과의 연락도 일절 끊어져서 나와 사회 사이에는 무엇 하나 직접적으로 관계있는 것이 없는 것 같았다. 글을 쓰지 않았으면 무너졌을 것이다. 문학이 이렇게 고마웠던 적이 없었다.”

그는 이번 책 작가의 말에서 “나의 조촐한 희망노래를 출판한다. 나는 쓰러졌다. 하지만 다시 일하고 있다. 앞으로도 일할 생각이다. 가을 나무가 열매를 떨구는 것은 살아보려는 순수한 마음이지 세상의 인정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