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넷플릭스 - ‘그녀의 조각들’

악의도 고의도 없었다. 모두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길 바랐다. 인생은 늘 그렇듯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마틴 스코세이지가 총괄 제작한 영화 ‘그녀의 조각들’은 마사가 조산사의 실수로 아이를 잃게 된 뒤 겪는 1년간을 담고 있다. 영화는 초반 30분을 출산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그 과정을 보고 있으면 알 수 있다.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다는 걸. 그러나 가족과 주변 사람들은 그 잘못의 원인을 찾고 화살은 에바를 향한다. 고통을 겪을 땐 책임을 떠넘길 사람이 필요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마녀사냥에 동참하지 않은 건 마사다. 이 상황에서 그녀보다 더 마음 아픈 사람이 있을까. 아이는 죽었지만 몸은 그걸 몰라 젖이 나오고, 그걸 진정시키려고 편의점에서 얼린 완두콩을 산다. 너무 슬퍼 눈물도 안 나는 그녀에게 가족들은 냉담하게 군다며 원망한다.

러닝타임 126분 동안 마사의 감정을 이해시키는 건 바네사 커비의 연기력이다. 출산의 기쁨부터 아이를 잃은 상실과 공허, 비통까지 감정을 온몸으로 그려낸다. 지난해 베네치아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은 물론 미국 버라이어티가 꼽은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유력 후보. 2014년 ‘화이트갓’으로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수상한 문드루초 코르넬 감독이 연출하고 그의 파트너인 베베르 커터가 각본을 썼다. 실제 유산 경험을 바탕으로 했다.

/김지호 기자

클래식 - 서울시향

성시연은 서울시향 부지휘자와 경기 필하모닉 예술단장을 지낸 여성 지휘자. 모처럼 ‘친정’인 서울시향으로 돌아오면서 슬픔과 추모의 의미가 깃든 작품들을 골랐다. 21~22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향 연주회에서 하이든의 교향곡 44번 ‘슬픔’, 폴란드 작곡가 루토스왑스키의 ‘장송 음악’, 쇼스타코비치의 현악 4중주 8번을 편곡한 ‘실내 교향곡’ 등을 들려준다. 성시연은 선곡 배경에 대해 “장송 음악을 통해 나 자신을 비울 수 있고, 그 비움을 통해 새해를 위한 정신적 여유와 공간을 만들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애니메이션 - ‘소울’

20일 개봉한 ‘소울’은 애니메이션 명가(名家) 픽사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주인공을 등장시킨 작품. 뉴욕 재즈 클럽에서 피아노를 연주할 날을 기다리던 중학교 밴드 교사 조 가드너가 ‘태어나기 이전의 세상’으로 떠나는 여정을 그렸다. 영혼의 탐색이라는 점에서는 ‘인사이드 아웃’의 후속편에 가깝고, 재즈가 전면에 부각된다는 점에서는 ‘라라랜드’의 애니메이션 버전 같기도 하다. 아이보다는 성인 관객의 눈높이에 어울리지만, 첫 ‘올해의 영화’로 손꼽을 만한 작품. 다양성과 정치적 올바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할리우드의 고민도 엿볼 수 있다.

/국립극장

연극 - ‘명색이 아프레걸’

‘아프레걸(après-girl)’은 6·25전쟁 직후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주체적 역할을 찾는 여성을 일컫는 말이다. 이 연극은 편견과 역경을 극복하고 생후 6개월 된 아기를 업은 채 촬영을 이어간 박남옥(1923~2017)의 삶을 무대로 옮긴다. 영화 ‘미망인’(1955)을 연출한 한국 최초의 여성 감독이다. 극작가 고연옥, 연출가 김광보 콤비가 다시 호흡을 맞췄다. 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이 한 무대에 오르기는 10년 만이다. 20~24일 국립극장 달오름.

/정동극장

뮤지컬 - ‘베르나르다 알바’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이 원작. 2018년 한국 초연에서 대중성과 작품성(한국뮤지컬어워즈 4관왕)을 확인한 소극장 뮤지컬이다. 배경은 1930년대 스페인 농가. 베르나르다 알바가 남편의 8년상을 치르는 동안 벌어지는 사건을 따라간다. 겉은 평온하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는다. 강압적 통치와 자유를 향한 욕망, 그 긴장과 소용돌이를 격정적인 플라멩코 리듬으로 표현한다. 정영주 이소정 황석정 등 출연. 22일부터 서울 정동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