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는 한국 음식’이라고 했다가 중국 소속사로부터 계약해지를 통보받은 유명 먹방(먹는 방송) 유튜버 햄지(Hamzy)가 “중국에서 활동하기 위해 김치를 중국 음식이라고 말해야 한다면 중국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밝혔다.

먹방 유튜버 햄지 /유튜브

유튜브 구독자 약 531만명을 보유한 햄지는 18일 유튜브 자신의 채널에 “최근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 잘못 알려진 부분도 있고, 불필요한 논란이 되는 것 같아서 사실 그대로 말씀드린다”고 적었다.

햄지는 “중국인 구독자들이 내게 배신감을 느끼고 화가 난 이유가 오해에서 비롯된 중국인을 비하한 욕설에 동조했기 때문이라면 내가 사과하는 게 맞다”고 했다. 햄지는 앞서 자신의 영상에 달린 ‘중국X들이 이젠 쌈도 자기네 전통문화라고 하고 있던데’라는 내용의 댓글에 ‘좋아요’를 눌러 중국인 구독자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먹방 유튜버 햄지./유튜브

이에 햄지는 “웬만하면 바빠도 댓글을 모두 읽어보고 하트(좋아요)를 눌러 드리려고 하고 있는데 몇천 개의 댓글을 하나하나 자세히 읽어 보기 어려워 거의 다 하트를 눌렀다”고 해명했다.

그는 “여기서 ‘중국X들’이란 표현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번역기로 번역하면 중국인 구독자들이 오해할 만하게 심한 욕처럼 번역이 됐다”며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었고 내가 ‘좋아요’를 눌러서 발생한 일이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라이브를 통해 사과했다”고 했다.

먹방 유튜버 햄지 /유튜브

햄지는 ‘사과’의 대상이 김치를 한국 음식이라고 말한 사실이 아니라 중국인을 비하하는 댓글에 실수로 좋아요를 누른 것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햄지는 “좋아요를 누른 것에 대해 사과한 것이고, 쌈이나 김치는 당연히 우리나라 음식이고 문화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생각한대로 다시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일로 인해) 중국인 구독자들 사이에서 앞에서는 사과하면서 뒤에서는 다른 말하는 사람이 됐고 이번 일로 중국플랫폼 일을 도와주시는 회사와 계약을 해지하게 됐다”고 최근 사건의 경위를 설명했다.

또 “중국인들도 한국에서 활동하기 위해 중국 음식을 한국 음식이라고 말할 필요는 없다. 이 부분은 중국인 구독자들도 이해해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귀 닫고 눈 감고 욕하는 분들도 계실 테지만 이 글을 본 중국인 구독자들이 조금이라도 오해가 풀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유튜버 햄지의 중국 소속사가 낸 계약해지 입장문 /온라인 커뮤니티

◇ “김치·쌈은 한국음식”… 中 소속사 “중국 모욕” 계약해지

햄지가 중국 네티즌으로부터 비난을 받기 시작한 것은 작년 11월부터다. 햄지가 당시 올린 우렁쌈밥·매콤제육볶음 먹방 영상에 “쌈 문화가 자신들(중국)의 것이라고 우기는 영상을 보고 화가 났는데, 햄지가 쌈을 싸먹는 영상을 올려줘서 기쁘다”는 댓글이 달렸고, 햄지가 ‘좋아요’를 눌렀다.

이 사실이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공유됐고, 중국 네티즌의 비난이 쏟아졌다. 햄지는 자신의 영상 댓글에 “김치와 쌈은 한국음식인데 (내 발언이) 뭐가 잘못됐다는 건지 모르겠다”는 취지의 댓글을 거듭 올렸다.

논란이 커지자 지난 17일 햄지의 중국 소속사는 햄지와의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했다. 소속사 측은 “중국 팬에게 상처를 입힌 발언으로 중국 팬의 감정과 당에 대한 우리 회사의 신뢰에 심각한 상처를 입혔다”며 “우리 회사는 중국에 대한 모욕에 단호하게 반대하며, 중국을 모욕하는 모든 태도와 발언으로부터 중국인들의 존엄성을 확실히 보호할 것이며 어떠한 형태의 침해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